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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근해 Jun 14. 2024

11. 엄마가 미안해

연재 마지막 이야기



지난번 글 연재 후,

 한 달이 지나가버렸다.


꾸준히 글을 쓰기로 약속하고자,

 연재를 시도했던 건데..

내가 계획했던 마지막 글을 앞두고,

 

망해버렸다.

      

어떤 상황이었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했어야 했던 부분을

지키지 못한 내게, 실망감을 크게 느꼈고

구독자 분들께 죄송함을 전한다.

     

 좀 많이 아팠다.

      

롤러코스터 같이 기분이 정말 들쭉날쭉했다.


화나고, 울적하고, 또 화나고 울적하고

내 감정을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그냥 눈물이 쏟아졌다.


주체할 수 없었다.

     

마음이 많이 지쳤었던 것 같다.     


그동안 겉으로 보였던 내 모습과 많이 달랐는지

 옆에서 날 지켜본 남편은 적잖이 놀랐다.     


마치 호수 위 오리 같았다고 할까..

겉으로 보기에는,

 물 위에서 유유자적하며 매끄럽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물 안에서는,

 빠른 속도로 수없이 많은 발길질을 하며 허둥지둥하는 오리 말이다.     


이 모든 건

내 마음을, 돌보지 않았던 까닥이라 생각했다.


힘들어도, 별로 내색하지 않는 것.


나의 힘듦을 굳이,

겉으로 내비쳐서

다른 사람도 힘들게 할 필요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곪았나 보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해서 그런지

몸으로도 병이 옮겨져 왔다.     


어느 날 침대에서

 “으아아아아악!!!!!!!!!!!”

입으로 정말 이런 소리를 내면서

 몸을 일으켜 세워야 했다.


옆구리와 다리, 허리가 너무 아파서

걷는 것도 힘들었다.     


정형외과에서 검사 끝에

허리디스크라고 진단하셨고

신경차단술이라는 치료를 몇 차례 받았다.     


끔찍했다.

     

내 몸의 모든 관절이

 다 삐끗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몸이 아파오니, 

무기력해지고, 짜증도 늘고

 이것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되었다.


이렇게 몇 주를 보내고,

번뜩! 정신 차리게 한

일이 있었다.

 

엄마, 할 말 있어”


침대에 등을 돌리고 누워 있는 내게,

겨우 39개월 된 4살 첫째의 말이었다.

     

“엄마, 내가 미안해”

   아이가 울먹거렸다.   

   

“....”


 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엄마, 내가 엄마 힘들게 한 거지? 

미안해”


“.....”

      

몸을 일으켜 아이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진심을 다해

   아이에게 사과했다.     


     “엄마가 미안해”           

진심으로 아이에게 미안했다.


'너까지 힘들게 했구나'    

아이에겐 세상의 전부인 내가,

이런 모습으로 있을 순 없었다.

          

두 번의 유산과

두 아이의 출산과 육아로

나의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 내 마음과 몸을 돌보면서,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고,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면서,

     

우리 두 아이들과

행복하기에도 부족한 이 시간을.

눈에 담아두기에도 부족한 이 시간을.

              지켜나가고자 한다.                





* 그동안 둘째가 태어났다의 연재 글을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

저는 지금이대로 충분해3라는 제목의 [육아일기]

 네 컷 만화형태 곧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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