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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운 PB Feb 19. 2022

고객 공유(Customer Sharing) 이론

금융영업 4대 이론 소개


장기적 관계 유지에 중점을 두고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에 기반한 금융기관 마케팅을 관계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이라고 한다. 특히 고액자산가를 상대하는 자산관리 비즈니스는 이 관계마케팅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20년 이상 자산관리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저자가 항상 관심 갖고 있었던 부분은 장기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자산가를 어떻게 창출해 내는가 이었다.


약 5년 정도의 고민과 연구 끝에 최근 나름 버전 3.5의 해답이 정리되어 글로 적어 보고자 한다. 해답은 고객 공유(Customer Sharing)에 있다고 본다. 신기하게 내가 지금 관리하고 있는 이 손님을 다른 업종의 파트너와 공유할 때 그에 상응하는 신규 손님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내 손님을 다른 업종의 파트너와 고객 공유를 하기 위해서는 손님으로부터 충분한 신뢰와 충성도가 확보되었을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지금 은행 서비스에도 별 만족을 못 느끼는 손님이 은행 PB가 소개하는 다른 업종의 서비스나 제품에 관심 가질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신규 고객을 꾸준히 창출해 낼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인 ‘고객 공유 이론’에 대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앞서 서술한 3가지 이론은 지금 당장 마음먹으면 실행이 가능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장에서 소개할 고객 공유 이론은 고객 공유 파트너(Customer Sharing Partner)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 다소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손님뿐만 아니라 파트너와의 관계까지도 고려해야 해서 다른 이론에 비해 좀 더 난이도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 공유 이론이 전혀 생소한 신규 고객 창출 마케팅은 아니며 이미 많은 PB가 다소 완결성은 떨어지지만 유사한 마케팅은 진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행 PB들을 상대로 본인이 신규 고객 창출을 목적으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나 모임, 기타 사교 단체 등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본인 점주권 인근 업체나 소속된 사교 단체 등을 상대로 어설프지만 영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부터 매우 성공적인 신규 고객 창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저자의 마케팅을 사례를 소개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알아낸 ‘고객 공유 이론’의 실행 방법을 설명드리도록 하겠다.




고객 공유 이론 착안 배경

저자는 세무전문가 출신 PB이다. 은행 내부에도 PB을 도와줄 세무사들은 많이 있으나 대부분 실무 경험이 매우 적은 젊은 고시 출신 세무사들이며 이런 이유로 정작 세금 need가 있는 손님의 마음을 얻을 정도의 설득력 있는 solution들은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저자는 세무전문가 시절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100여 명의 국세청 출신 세무사 및 유능한 분야별 특화 세무사 네트워크를 큰 재산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PB 영업 초기부터 저자는 이들 세무사 및 세무법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고민했는데 이유는 ‘돈이 움직이지 않은 세금 이슈는 없다’는 당연한 원칙 때문이었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다. 저자가 먼저 세금 이슈를 개발하여 세무법인에 고객을 소개했으나 이들은 나의 생각처럼 본인들의 고객은 나에게 소개하지 않았다. 왜 이들은 나에게 본인들의 고객을 소개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못하는 것일까? 맞다. 못하는 것이었다. 그저 은행원으로만 저자와의 관계를 유지하던 이들 세무사들은 PB로서 내가 얼마나 많은 value을 줄 수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타행 PB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 본인 관리 손님들에게 저자를 선뜻 소개하지 못했으며 소개를 해도 손님들이 별 차별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줄 수 있는 Value을 아주 쉽게 자주 전달하라!

저자는 본인이 세무전문가이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특정 세무사 세무법인의 value을 잘 알고 설득력 있게 관련 need 손님에게 소개할 수 있었으나, 세무사들은 PB인 저자의 차별화된 value을 모르고 있었으니 본인 손님들에게 소개하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 날 때마다 세무사들을 자주 만나 내가 단순 은행원이 아닌 PB로서 제공해 줄 수 있는 것(value)들을 스토리를 통해 쉽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부동산 관련 종합서비스이다. 수익용 빌딩에 대한 매수, 매각, 관리, 리모델링, 리빙트러스트를 통한 승계까지 은행의 각종 부동산 자문 서비스 및 처분, 관리 신탁 등을 사례를 통해 스토리화 해서 쉽게 전달했다.

원인을 정확히 알고 대처를 하니 결과는 당연히 좋았다. 이 부동산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던 세무사는 모든 부동산 관련 need 손님은 저자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저자가 target으로 하지 않는 자산규모가 작은 잠재 손님들도 소개가 이루어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저자가 target으로 하고 있는 빌딩 소유자에게 훨씬 우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음을 알고 지금은 매우 훌륭한 잠재 손님들을 소개받고 있다.


고객 공유의 확장

저자는 세무법인과 좋은 고객 공유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가면서 이런 파트너를 좀 더 늘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는 않았다. 한두 번 고객 소개가 이루어졌으나 세무법인처럼 계속적인 관계 유지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저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가를 소개받고자 하나 상대로부터 소개받은 잠재 손님은 저자의 target 고객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음의 고객 공유 파트너 조건을 알게 되었는데 이 이론을 따라 해보고 싶어 하는 많은 PB들에게 성공 확률을 높이게 해 주기 위해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다.




Customer Sharing Partner 선정 기준

먼저 파트너의 기본 전제는 장기적으로 고객관계를 유지 관리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관계마케팅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업체 및 기관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조건으로 넣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target으로 하고 있는 정도의 자산규모 손님을 대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는 대부분 관계마케팅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4가지 고객 공유 파트너 선정 기준을 설명드리고자 한다.




첫째 ‘나의 target 손님층과 유사한 손님층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저자는 회계사 출신으로 CPA 선배들도 많이 있으나 세무사가 상대하는 고객층이 훨씬 자산규모가 큰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일반 기장 세무법인이 아닌 상속 증여 또는 세무조사 등 좀 더 난이도 있는 서비스를 전문화하고 있는 대형 세무법인의 경우는 대부분의 소개 손님이 PB의 target 잠재 손님일 확률이 높다. 처음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파트너 예정 업체의 손님 구성을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상호 간 대상 손님을 가지고 conflict가 발생할 수 있는가?’이다. 은행 PB의 경우 금융그룹 관계사를 포함해서 많은 다른 증권사나 보험회사 담당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마케팅을 진행한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는 은행과 일정 라이선스에 의해 취급 업무가 구분되는 경우가 많아 서로 일정 고객 공유가 가능한 면이 있다. 그러나 정작 투자상품 판매에 있어서는 상호 conflict가 발생할 수 있고 결국 손님과의 관계에 있어 일정 관계 희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런 경우는 계속적인 파트너 관계 유지는 힘들다는 것이다.


셋째 ‘계속적인 상호 give & take가 가능한 관계인가?’이다. 다시 말해서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만 손님을 소개받는 관계는 계속적인 파트너 관계 유지를 하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우리가 고객 공유 파트너와 일회성으로만 손님을 소개받거나 소개해 주고 관계가 끝나버리는 주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PB는 이런 파트너를 선정했다면 계속적으로 내가 먼저 노력해서 꾸준히 상대 파트너에게 우량 손님을 소개해야 한다. 또한 다소 억울해 보이지만 이 관계를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PB가 상대 파트너에게 자주 다가가서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손님이 나의 target 손님인지에 대해 쉽게 스토리로 전달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오래전부터 PB의 이런 일방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관계가 유지되는 고객 공유 관계를 참여자 서로가 고객 공유라는 상호 목적을 명확히 하는 플랫폼을 하나 만들어 해결해 보고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일명 ‘Customer Sharing Platform’이다. 최근 버전 3.5까지 완성되었으며 플랫폼 명칭을 미리 상표권 특허등록을 해놓은 상태이므로 머지않아 PB들이 자기 손님을 소개만 하면 그에 상응하는 손님은 플랫폼에서 제공받는 때가 올 것 같다. 기대해 주기 바란다.


넷째 ‘나의 손님에게 need가 많은 분야이며 내가 가장 잘 알고 관심이 있는 분야인가?’이다. 이 마지막 기준이 개별 PB 입장에서는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내 손님에게 파트너 업체의 서비스나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세무전문가 출신인 저자가 세무법인을 선택했듯이 본인이 가장 관심이 있고 남보다 좀 더 잘 알고 있는 분야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분야가 별로 손님들의 필요 분야가 아니거나 소수의 손님만 관심을 갖는 분야라면 파트너 선정에 있어 한 반쯤 재고를 해봐야 한다. 저자는 새로운 고객 공유 파트너를 만들기 위해서 청담동에 보이차를 비롯하여 각종 고가의 유명 다기 및 차들을 취급하는 갤러리형 차 판매 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여기에서 차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보고 마시고 알게 되었다. 잠시 있는 동안인데도 카운터에서 결재되는 카드 금액이 차 몇 묶음에 몇 천만 원대이었다. 세무법인과 유사한 형태로 제휴를 맺고 고객 공유 파트너로서 관계를 가져가려고 하고 있으나 아직도 ‘차’는 ‘세금’ 보다는 손님의 저변이 넓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가 세금보다는 차에 대해 지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차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자 저자는 근무하는 PB센터를 이전할 때 기존에는 와인바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차를 손님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그런데 이 또한 고객 공유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좀 더 많은 손님들에게 차를 소개할 수 있어 조만간 좋은 고객 공유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이제 고객 공유 파트너 하나쯤은 머리에 떠올랐기를 바란다. 다소 실천에 시간과 노력은 필요한 이론이나 만약 좋은 파트너 하나만 선정된다면 장담하건대 PB 생활에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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