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언택트 시대
올드해진 내게 벅찬 코로나 시대
코로나로 인해 갑작스럽게, 강제적으로 비대면 시대에 접어들었다. 처음 비대면이라는 다소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당황스러운 상황에도 우리 회사, 그리고 우리나라 전반에 걸친 산업들, 교육서비스 등이 빠른 시간 안에 비대면으로 옮겨갔다. 어떡하지? 가능할까? 했던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온라인 속으로 시프트 되었다.
오늘 재택근무였다. 오후에는 회사에서 고민 끝에 준비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언택트 명사 릴레이 특강을 들었다. 주제는 ‘언택트 시대, 길을 찾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지급된 패드에 Webex 프로그램을 깔아 실시간 온라인으로!
첫 번째 강사님의 충격적인 강의 내용. 앞으로 소규모 리테일들은 사라지고 물류창고가 그 자리를 메꿀 거라는 이야기였다. 코로나 이후 이미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가지 않은 지 오래다. 모두 인터넷으로 구매하고 있다. 집 앞까지 다음날 새벽에 배달할 수 있는 대한민국 물류 시스템이 있는데, 굳이 시간과 기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에 노출되기도 싫다는 것.
두 번째 강사님의 의미심장한 내용은 이제 과거로의 회귀는 없다는 말씀. 우린 가끔 언제 코로나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을 지금이 노멀이라고, 더 이상 과거로의 회귀는 없다는 말씀들을 하신다. 앞으로도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화상회의를 하고, 온라인 쇼핑을 하고, 메타버스에서 친구를 사귀겠지?
매년 대면이나 집합으로 참여하던 사회 공헌 활동도 언택트로 바뀌었다. 언택트 사회봉사로 DIY 팝업북 만들기를 신청했다. 우편으로 배송된 DIY 팝업북 재료를 가지고 팝업북을 완성하는 것이다. 완성된 팝업북은 다시 우편으로 보내어지고,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선물로 보내질 예정이다.
팝업북을 보며 환호할 어린 친구들을 생각하며, 재밌게 만들었다. 뽀로로, 크롱, 에디, 패티, 루피, 포비. 우리 아이들 어렸을 때 뽀통령이었는데. 뽀로로 없었으면 어떻게 아이들을 키웠을까 싶었다. 잊고 있던 친구들을 만나니 옛 생각이 새록새록. 학교 갔다 온 두 아이들도 신기해하며, 완성된 팝업북 보여줬더니 행복해한다. 오히려 내가 힐링하는 시간이 되었다.
지금 나의 질문은 이것이다. ‘이 변화를 어떻게 잘 수용할 수 있을까?’ 이 갑작스러운 변화가 두렵다. 이제 메타버스 세계까지! 덜컥 한 발짝 물러나고 싶다. 코로나 시대, IT 기술이 앞서고 인프라도 잘 구축된 대한민국에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했지만, 이젠 아니다. 이렇게 빠른 변화도 잘 수용하고 더 앞서가는 한국인들에게 덜컥 겁이 난다. 이 능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견뎌야 하는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멀미가 날 지경이다.
언택트로 할 수 없는 게 무엇일지 모르겠다. 처음엔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고, 코로나가 지나면 다시 일상으로 가겠지 했었는데. 이제 우린 언택트 삶이 일상이 되어 가고, 대면이 어색한 시간이 오고 있다. 이미 언택트보다는 대면이 편안한 나이인데, 문자보다 전화가 편하고, 만나서 눈을 보며 교감하는 대화가 더 절실한 사람인데... 왠지 앞으로 코로나로 겪었던 변화보다 더 빠른 변화들이 우리 사회에 휘몰아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쨌든 지금 여기 있다. 피할 수 없다. 그럼 이 변화를 잘 수용할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 눈에도 노안이 오고, 건강검진 결과표에는 대사질환의 경계치에 다다른 숫자들이 해마다 주황색 등을 깜빡인다. 조금 오래 앉으면 허리와 고관절이 삐그덕거리는 요즘, 생각만이라도 말랑말랑하게 유지할 방법은 뭘까?
책을 읽는다. 고전이 아니라 요즘 트렌드의 책을, 그리고 글을 쓴다. 생각을 하고 그 생각들을 정리하고 활자화하며, 유연함과 균형감을 키우려고 필사의 노력 중이다. 언택트 시대를 이야기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올드함이 뭔가 어색하지만 그 트렌디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도움이 된다고, 난 믿는다!! 아무튼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