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만난 사람
파리에서 지내는 일주일...
몽마르뜨 언덕을 오르고, 매일 에펠탑 주위를 서성이고 있다. 개선문이 가까워오는 것처럼 보여도 걷고 또 걸어야 했던 샹젤리제 거리를 걸을 때, 죽어서야 개선문을 통과했던 나폴레옹이 떠올랐다.
파리는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이지만 여러 곳곳 사람의 이야기가 스며있다. 몽마르뜨에서 내려와 앉은 나무그늘. 거기가 피카소가 잠시 머무르던 집이었다. 매일 그림을 그리는 두 딸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은 별 감흥이 없었지만 엄마인 나는 곳곳에서 조잘조잘 예술가와 역사 속 인물들 이야기를 잠시라도 해 주었다.
몽마르뜨 언덕 위 하얗게 빛나는 사크레퀘르 대성당에 갔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빛나는 공간, 그 성당은 로마인들에게 참수당한 생 드니 성인의 선교지 위에 세워졌다 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들에서 현재의 나를 생각해 본다. 순교지에선 더욱 그렇다. 언젠가 목사님께서 “주님, 오늘이어도 괜찮습니다.”하는 마음으로 살자고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천국은 현재의 삶을 정성스레 살아내는 것 아닐까?
에펠탑을 걸으며 구스타브 에펠을 떠올렸다.
만국박람회를 준비하며 에펠탑을 기획한 사람. 그러나 흉물스러운 철구조물이라며 만인의 거센 항의에 부딪히게 되지만, 결국 파리에 온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현재까지도 프랑스, 파리 하면 에펠탑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한 공신이 구스타브 에펠이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한 사람의 열정은 역사에 남을 작품이 되곤 한다. 구스타브 에펠은 창조적인 면을 갖진 못했어도 누구보다 열정과 끈기가 강한 사람이었다고...
오늘은 인상주의 화가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에 오니 만날 사람이 많다. 언젠가 이곳에 지내며 그림을 그리던 사람들... 인상주의 그림들은 그 사람을 더욱 그립게 하고, 또 그 사람의 마음을 더 깊이이해하게 한다.
오늘 오후에 오르세에서 만나기로 했다.
고흐와 밀레와 마네, 고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