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현 Mar 27. 2024

일상의 여행

마음을 미리 보낸다는 것

일요일 아침이면 런던으로 간다.

로마와 피렌체, 바르셀로나, 남인도에 이은 다음 여행지는 런던, 그리고 파리이다.


마음과 건강 상태가 침체되어 지내다 떠나게 되는데 오히려 이렇게 잔잔하게 지내다 가는 여행이 조금 더 안정감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비가 오고 흐린 날이 많을 것 같다.

한국은 봄이 와서 꽃들이 피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사는 이곳 아부다비는 조금씩 더 뜨거워지고 있다.

날씨의 변화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지내야지 한다. 뜨거우면 뜨거운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한국의 봄을 떠올리며 봄기운 가득 머금은 텃밭 모종들, 씨감자들을 떠올렸다. 심어놓고 온 라일락 묘목이 떠올랐다.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씩 떠오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런던에서 머물 숙소에 피아노가 있다고 하니 마음이 좋다. 햇볕이 드는 날이 종종 있었으면 싶다. 따뜻한 햇볕아래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런던이어서, 파리여서 특별한 건 없다.

그저 평온한 마음을 미리 보낸다. 루브르도 오르셰도 그저 시간이 날 때 걸어봐야지.

노팅힐에서 좋아했던 그곳을 거닐어 봐야지.


그리고는 파리의 마지막 날에는 아부다비에 미리 마음을 보내 놓아야지 한다.

낯선 곳에서 그다음 여행지로 마음을 보내는 일. 내게 너무 중요한 여행의 루틴으로 자리 잡아간다.

곧 만나자. 런던, 그리고 내 사랑 파리!


이전 08화 노바디로 사는 것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