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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준돌 기자 Nov 11. 2021

술도 '미니'가 필요해

소량 주류 시장에 대하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미니 술'이 뜨고 있다. 사실 2010대 후반부터 슬슬 뜨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홈술, 혼술족들이 생기면서 탄력이 붙은 듯 하다. '미니 술'이 생기면 장점은? 나같은 알쓰가 술을 고를 수 있는 폭이 넓다는 거다.


우리집 냉장고에는 술이 많은 편이지만, 그중에서도 와인이 가장 처치 곤란이다. 내 주량은 소주 3잔인데, 와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한잔이 딱 적당하고, 두잔 마시면 비틀비틀 걸어가야 한다. 그런데 와인 한 병은 얼마나 부담스럽겠는가. 와인은 특히 한 번 따면 처음 마개를 개봉했을 때만큼 맛있지가 않다. 그렇게 묵은 와인이 벌써 두 병째. 버리기는 아깝고, 또 다시 먹기는 썩 내키지 않는다.

ⓒSHIRAZ

그러다가 발견한 게 바로 미니 와인이다. 병으로 팔기도 하고, 잔으로 팔기도 한다. 특히 옐로우테일 와인은 가성비도 좋고, 알쓰가 먹기에 적당히 달달하다. 아마 피크닉용으로 나온 것 같은데 선물하기도 꽤 좋다. 무엇보다 혼술하는 데 부담이 없다. 요즘 코스트코를 가봐도 컵에 담긴 와인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또 팩으로 파는 와인도 있다. 한 팩에 4000~5000원 정도인데, 딱 와인 한 잔양이 나온다. 병 와인 보다 비싸긴 하지만, 남기는 것보다는 낫다.


ⓒ세븐일레븐

예전에 세븐일레븐은 세븐바라고 혼술, 홈술족 겨냥한 미니바도 출시했었다. 지금은 이 바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작은 술만 모아서 팔았다. 베일리스, 보드카, 스미노프, 잭다니엘 등등. 정말 작은 미니어쳐는 소장하는 맛이 있다면, 미니바에 있는 술들은 정말로 딱 혼자 마시기 좋다. 특히 보드카나 베일리스는 주스나 우유 등에 타먹기 때문에 미니술로 나오는 게 너무 고맙다.


ⓒ국순당                                                                                            ⓒ시향가

막걸리는 안 그럴 것 같으면서 의외로 캔 막걸리가 많다. 아주 작은 용량의 캔 막걸리도 나온다. 아무래도 아직 등산 수요가 있기 때문이 아니련지. (물론 일부 산에서 술을 마시면 불법이고, 술 취한 채로 등산을 하면 매우 위험하다.)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 휴대성도 좋다. 내 첫 캔 막걸리는 아이싱이라는 자몽맛 나는 막걸리였는데, 먹기에도 부담 없고 좋았다.

ⓒ비어케이

맥주도 있다. 편의점에서 네캔에 만원하는 맥주를 보면 왜 이렇게 큰지 한숨만 나온다. 알쓰가 아니더라도 가끔은 맥주 한 모금만 마시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은가(아닌가?). 와인이야 마개라도 있지, 맥주는 남은 맥주를 두면 다 김만 빠질 뿐. 그래서 칭따오가 출시한 200ml 미니캔. 일본 맥주인 아사히 맥주도 미니캔이 나온다. 보통 여러병을 묶어서 파는데 제법 가성비가 좋다. 미니캔 맞춤형 맥주잔도 따로 판다. 


미니 술을 내주세요 제발

앞으로도 소량 술 시장이 커졌으면 좋겠다. 실제로 소량 술 시장은 갈수록 커져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홈술, 혼술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부어라 마셔라 분위기 보다는 기분 좋게 취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땐 더욱 그렇다. 1인 가구를 위한 '미니 술장고'도 요즘 핫한 아이템인데 미니 술은 이런 술장고에 보관하기도 편리해서 좋다. 술은 좋아하지만 대용량 술은 부담스러운 알쓰들도 매대에서 흔쾌히 살 수 있는 술이 필요하다. 다양한 미니 술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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