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20장
도덕경을 따라 걸어온 길, 이제 마지막 20장으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노자의 가르침을 탐구하며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온 몇 편의 여정이었다.
마무리를 짓는 이번 20장에서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20장은 세속적인 지식과 판단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길을 강조한다.
노자는 "배움과 욕망을 버리고, 세속적 기준에 얽매이지 말라"늘 말한다.
이는 단순히 무지(無知)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지식과 판단이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정보를 요구하고, 비교하고, 평가하도록 부추긴다.
눈을 떠 고개를 돌려 나를 향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만 맞고 있어도 사실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걸 모르고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우리를 너무 많은 곳으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노자는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예(然)와 아니요(否)의 차이가 얼마나 큰가?"
우리의 판단과 구별이 정말로 절대적인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세상 속에서 고립된 듯한 현자의 모습이 등장한다.
그는 "사람들은 기쁨에 들뜨지만, 나는 홀로 고요하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삶이 세속적 감각과는 다른 차원에 있음을 강조한다.
도덕경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나는 홀로 고요하다.
사진: Unsplash의 Sami Matias Breilin
그것은 결국, 세상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것이다.
정보와 판단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노자가 강조하는 자연스러움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배우는 게 많으면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지적 호기심이나 알고 싶은 모든 욕구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의 소음은 우리를 고요함의 세계와는 점점 멀어지게 하기도 한다.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기보다, 나에게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가 중요하고 , 끊임없는 경쟁과 비교에서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현명한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서 때때로 의식적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며, 고요한 시간을 가지는 것이 우리에게는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도덕경을 통해 인위적인 욕망과 외부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을 조금은 배웠다.
삶을 조급하게 재단하지 않고, 스스로의 흐름을 존중하며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마지막으로, 노자의 가르침처럼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으면 좋겠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그리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본질을 따라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고요한 것은 외로운 것이 아니다.
물론 외로운 것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고요한 사람은 품위와 기품도 느껴진다.
어느 정도 필터링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말과 행동, 해야 할 말과 행동들 잘 골라내 기품 있게 행동하는 것 또한 고요함의 지혜라고 생각해 본다.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늘 다짐해 본다.
얼마 전 법륜 스님께서 하신 말 중에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 지혜로운 자는 자기 선택으로 인생을 살아야 된다는 것 남에게 좌우되지 말고
어디를 가나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 항상 내가 주인으로서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
누구나 잘 아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쉬운 것은 또 아니기에 가슴에 늘 새기고 살아가야 하겠다.
이제 이 연재를 마무리하며, 나에게는 또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사유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본다.
노자의 말처럼, 가장 깊고 넓은 지혜는 때로 단순한 고요함 속에서 발견되는 법이다.
우리 모두 삶의 길 위에서 스스로에게 충실할 수 있기를 바라며, 불어오는 바람 속에 걱정 근심을 조금이라도
날려버릴 수 있는 또 하루를 잘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보길 바라보면 연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