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만의 BP(Best Practice)만들기

“아, 그래서 이 사람 말은 이해가 되는구나!"

by Jake Shin

'왜 같은 자료인데 반응은 다른지?"


저는 회사에서 보고를 하다 보면 이런 순간이 종종 느낍니다.


같은 자료를 놓고 설명을 했는데,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이고, 또 누군가는 “그래서 결론이 뭔가요?”라고 묻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면, 스스로도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다 설명했는데… 왜 전달이 잘 안 된 것 같지?’


사실 이런 경험은 개인의 능력 부족이라기보다, 우리가 정보를 다루는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읽고, 듣고, 이해한 내용을 그대로 옮겼을 뿐인데, 상대방은 그 맥락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문해력, 그리고 그 문해력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한 Best Practice(BP)

입니다.


지금까지 총 27편 문해력 글을 쓰면서,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잘 읽고 잘 쓰는 능력보다는, 읽기와 듣기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 그것을 다시 정리해 상대방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힘'으로 저는 요약을 해 봅니다. 이 힘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과 정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은 그 반복과 정리의 결과물인 ‘본인만의 BP 만들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조금만 시선을 바꿔보면, 이 과정은 단순한 업무 스킬을 넘어 나만의 색깔, 더 나아가 퍼스널 브랜드로까지 이어질 수 있거든요.




왜 ‘본인만의 BP’가 필요할까요?


하루를 생각하면 수많은 인풋을 받습니다.

메일, 보고서, 회의, 기사, 영상, 강의까지. 그때그때는 이해한 것 같지만, 막상 비슷한 일이 다시 생기면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정리하지?”라는 질문을 매번 새로 던지게 되는 것이지요.


여기서 BP의 유무가 차이를 만듭니다.

본인만의 BP가 있는 사람은 새로운 이슈를 만나도 완전히 새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정리해 둔 사고의 틀, 스토리라인, 템플릿을 꺼내와 거기에 상황만 얹습니다. 반대로 BP가 없는 경우에는 매번 백지상태에서 고민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차이는 곧 시간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준비 시간은 줄어들고, 대신 메시지와 판단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Time To Market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이유입니다.


** 전략기획 업무를 맡았을 때, 타 사업군에서 합류한 사람이 생각납니다. 저보다 늦게 합류하였지만, 본인만의 BP가 명확하여 새로운 사업이지만 금방 적응한 멤버**


또 하나 중요한 점은, BP가 있으면 일이 훨씬 편해진다는 것입니다.


보고서 한 장을 만들 때마다 ‘이번에는 이렇게 해도 되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설명을 할 때도 머릿속에 흐름이 이미 잡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이 분 자료는 보기 편하네요.”

“설명이 잘 정리돼 있어서 이해가 됩니다.”

이 평가는 단순한 칭찬을 넘어, 신뢰로 이어집니다.


본인만의 BP, 어디에서 만들 수 있을까요?


BP는 특별한 프로젝트나 큰 성과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일 속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직장에서의 BP 가능 영역


직장에서 우리가 하는 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패턴이 뚜렷합니다. 보고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보고, 정보를 공유하는 보고, 방향을 제시하는 전략 보고 등 형태는 다르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구성 요소는 꽤 비슷합니다.


- 배경은 어떻게 설명하는지

- 문제는 어디까지 정의하는지

- 결론은 앞에 둘지, 뒤에 둘지

- 질문이 나올 만한 포인트는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반복해서 쓰는 방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상 “왜 이 이슈가 중요한지”부터 설명하는 사람도 있고, 복잡한 내용을 표로 정리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임원 질문을 미리 예상해 토킹 포인트를 정리해 두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BP로 발전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2) 일상 속 문해력 BP


BP는 회사 밖에서도 만들어집니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떻게 정리하는지, 누군가에게 내용을 설명할 때 어떤 순서로 말하는지, 강의를 듣고 메모를 어떻게 남기는지 역시 모두 문해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항상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본다”거나, “어려운 이야기는 꼭 사례부터 든다”는 습관도 훌륭한 BP입니다. 이런 일상의 방식은 결국 업무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게 됩니다.


3. 선택과 집중, 그리고 빠른 아웃풋


BP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으면 욕심이 생깁니다. 보고도 잘하고 싶고, 말도 잘하고 싶고, 글도 잘 쓰고 싶어 집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 번에 다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선택과 집중입니다.

가장 자주 하는 일, 가장 시간을 많이 쓰는 일부터 하나만 골라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보고 준비에 시간을 많이 쓴다면, ‘보고 스토리라인 BP’ 하나만 만들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A4 한 장 짜리 메모, 자주 쓰는 목차 구조, 반복되는 질문과 답변 정리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성도가 아니라 다음에도 다시 쓸 수 있느냐입니다. 이렇게 하나씩 쌓인 BP는 다음 업무에서 바로 힘을 발휘합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결과물이 나오고, 스스로도 “이번에는 좀 수월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BP가 쌓이면 생기는 변화들


본인만의 BP가 어느 정도 쌓이기 시작하면, 주변의 반응이 달라집니다.


회사에서 겪은 경험을 떠올려보면,


먼저, 업무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

자료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대신 고민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으로, 결과물이 안정됩니다.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들쭉날쭉하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아웃풋을 꾸준히 낼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람다운 방식’이 생깁니다.

이것이 바로 퍼스널 브랜드의 시작입니다. 특별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일하는 방식 자체가 말해주게 됩니다.




오늘부터 바로 해볼 수 있는 3가지

본인만의 BP는 거창한 계획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세 가지를 제안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첫째, 오늘 한 일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기

회의든 보고든, “오늘의 핵심은 무엇이었나”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문해력은 자라납니다.


둘째, 자주 쓰는 구조를 메모로 남기기

보고 목차, 설명 순서, 자주 받는 질문을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BP의 뼈대가 만들어집니다.


셋째, 다음번에 그대로 다시 써보기

조금 어색해도 괜찮습니다.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듬어집니다.


본인만의 BP를 만든다는 것은, 내가 이해한 것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고,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건네는 연습입니다. 이 작은 차이가 쌓여 결국 신뢰가 되고, 경쟁력이 되며, 나만의 브랜드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은 이미 충분합니다.

이제는 그것을 꺼내어 정리하고, 나만의 BP로 만들어갈 차례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