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축복이야 May 13. 2024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꼬부랑 길

<꼬부랑 할머니>. 20240513


<꼬부랑 할머니>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넘어가고 있네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꼬부랑

고개는 열두 고개

고개를 고개를 넘어간다



어릴 적 많이 부르던 동요이다.

1학년이 된 아이의 읽기 숙제다.

담임선생님은 매 주 두편의 동시를 준다.

매일 소리내어 읽어 보고 체크를 하면 된다.

이번 주에는 '꼬부랑 할머니'와 '콧노래' 두 편이다.

아이와 함께 읽었다.

반복되는 '꼬부랑'이라는 말이 재밌는지 깔깔거린다.

그런 아이 모습에 나도 덩달아 웃었다.

두어 번 읽다 보니 웃음이 멈췄다.



아니 이건 너무 짠한 이야기잖아.

허리도 꼬불꼬불하게 휘어진 할머니가

꼬불꼬불하게 이어진 고갯길을 넘어간다.

고개도 한 고개가 아니라 열두 고개나 된다니.

허리가 꺾이고 나이가 들어 기운이 모자란다 해도

나에게 주어진 고갯길은 누구도 대신 넘어줄 수 없는 것.

일 년, 열두 달, 매년.

고개를 넘고 넘어야 한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꼬부랑 길을 말이다.







*출처:초등 교과서 음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