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재봉틀

재봉틀의 세계

by 정원


재봉틀을 아십니까? 아니, 미싱을 아십니까? 같은 말인데 사실 나는 미싱이 더 익숙하다. 지금도 운영 중이지만 이름이 살짝 바뀐 나의 블로그의 첫 이름이 <미싱 돌리는 동글이>였던 것을 생각하면 나는 '미싱을 돌린다'라는 표현을 꽤나 좋아한다. 그 안에 내가 하는 행동의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패턴을 그리고, 재단을 하고, 재봉을 하는 전 과정이 포함되었지만, 짧고도 간결하게 표현되니 얼마나 좋은가! 지금도 뭔가 만들 때는 "이제 슬슬 미싱 한 번 돌려볼까?"하고 말하곤 하니까. 하지만 미싱이라는 단어가 일본어에서 온 것이라는 걸 알게 된 후로는 재봉틀로 바꿔 사용하거나 혹은 소잉이라는 단어로 대체하여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재봉틀에 대해서 이야기하라면 재봉틀의 종류부터 사용법, 재봉틀 제조회사 등등을 한참 동안 떠들 수 있지만 일단은 그래도 가장 역사적인 첫 시작을 떠올려봐야겠지?

나의 첫 재봉틀은 2006.8.9일에 우리 집으로 배달되었다. 10개월 무이자로 긁어도 되는 곳, 바로 TV홈쇼핑을 보고 주문전화를 걸어서 구매한 나의 첫 재봉틀! 그전까지는 손바느질을 하면서 근근이 이것저것 만들기를 하면서 지냈었다. 손바느질을 하게 된 건 퀼트를 배우면서부터였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서 대학 진학을 결정할 때 막연히 공예과에 가고 싶다 생각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안정적인 직업은 영위하면서 취미생활로 만들기를 하라는 엄마의 조언과 그 조언이 맞다는 나의 판단에 따라 조금의 아쉬움과 미련은 남겨둔 채로 나는 유아교육과에 진학을 했고, 대학시절 잠시 퀼트를 배우러 지금의 내 또래 아줌마들만 가득한 퀼트 공방에 입문한 적이 있다. 오래 배우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눈썰미와 손재주를 무기로 배운 것을 응용하여 내 나름대로 만들기는 계속해가고 있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손바느질은 더뎠기에 완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재봉틀의 '재'자도 모르는 20대 여자가 '내가 언젠가는 사고 만다, 재봉틀'하고 벼뤘던 것 같다. 그러다가 내 눈에 띄어버린 재봉틀 판매 방송, 안 살 이유가 없었다. 이제 내 손으로 돈을 벌기도 하고 여전히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더딘 손바느질은 여전히 내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처음 도착한 재봉틀을 만난 후 기쁨과 반가움은 잠시, 익숙해지는 데는 역시 시간이 필요했다.

윗실을 끼우는 것부터 밑실을 감고, 재봉을 하는 것이 어설프고 어색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삐뚤빼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고도 엉성한 바늘땀이지만 너무나 신이 났다. 내가 밟는 재봉틀의 속도가, 내가 만드는 모든 것들이 그것을 하는 순간에 나는 가장 행복했다. 그 행복감에는 묘한 중독 감, 끊을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도 나의 소잉생활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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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느질시기인 퀼트를 거쳐, 어설프지만 재봉틀시기로 진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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