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재봉틀의 세계 1

가정용 재봉틀

by 정원

재봉틀, 한 대만 사면 끝나는 줄로만 알았다. ‘이거 하나면 뭐든지 만들 수 있단 말이지. 좋았어!’하면서 샀던 기억이 생생한 나의 첫 재봉틀. “내~첫사랑~내~끝사랑~♬”노래처럼 첫사랑이 끝사랑 일 줄로만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첫사랑은 끝없는 다양한 사랑들을 불러들였다.


가정용 재봉틀도 급이 있단 말인가요?


첫 재봉틀은 정말 누구의 조언이나 도움도 없이 휴일 날 우연히 틀었던 텔레비전 홈쇼핑에 나와서 그야말로 ‘질렀던’ 것이다. 많이 들어봤던 브랜드 네이밍이라는 것도 한몫했다. ‘재봉틀은 브라더지!’라며 알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을 했던 그 때가 지금 생각하면 마냥 부끄러워진다. 아무튼 재봉틀은 도착했고, 왕초보 봉틀러는 당시에 비디오로 제공되었던 (라떼는 말이야~) 재봉틀 사용법을 보면서 익히고, 서툰 솜씨로 이것저것 만들면서 자신감은 상승해갔다. 그런데 사용하면서 조금씩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거 왜 이렇게 시끄럽지? 이거 왜 이렇게 덜덜 거리지?’ 밤에는 당연히 돌릴 수 없는 소음과 진동에 지쳐갈 즈음 알아버렸다. 재봉틀도 참 종류가 다양하구나. 가격대도 다양하구나. 나는 정말 저가형을 샀구나.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미 사 버린 것, 고장 날 때 까지 써야지 라고 마음먹었지만 쉽사리 고장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재봉틀은 현재까지도 생존해서 우리 집에서 함께 하고 있다.


첫 재봉틀,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중이지요.

가정용 재봉틀, 업그레이드 했어요!


그렇게 미워도 다시 한 번, 소음과 진동은 여전하지만 나의 첫 재봉틀과 함께 하며 그 재봉틀을 들고 결혼도 했다. 쿠션커버도 만들고, 당시 어린이집에서 일하며 필요한 소품들도 만들면서 요긴하게 썼지만 남편 앞에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불평불만. “이거 진짜 왜 이렇게 시끄럽지? 아~새로 사고 싶은데 고장도 안 나고!” 그랬더니 웬일인가. 남편이 사준다고 한다. 그럼 당장 가야지. 바로 재봉틀 매장으로 향했고, 남편은 내가 진짜 살줄은 몰랐던지 조금 놀라는 기색이었지만, 본인이 말한 바가 있어서 인지 다행히도 결제를 해주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나의 두 번째 재봉틀은 첫 번째 재봉틀인 다이얼 재봉틀에서 전자식 재봉틀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다이얼식보다 훨씬 조용한 소음과 줄어든 진동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발판을 밟지 않고 버튼만으로 조작 가능한 재봉틀이라니! 이 재봉틀로 우리 부부의 커플룩도 만들고 첫째, 둘째 출산준비도 하고 추억이 많다. 이 재봉틀 역시 현재도 함께 하는 중이다.


오버록 재봉틀, 그게 뭔가요?

둘째 임신 중에 ‘ 지금 아니면 안 된다’며 구지 친정에서 몇 달을 지내며 민간자격증이지만 홈패션2급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문화센터를 오가면서 내 멋대로 하던 버릇을 버리고 다양한 재봉 기법도 제대로 익히고 가정용에 이어 공업용 재봉틀도 밟아보게 되고, 아무튼 신세계를 경험했다. 그 중 최고의 신세계는 바로 ‘오버록 재봉틀’이었다. 시접을 깔끔하게 잘라주면서 풀리지 않게 해 주는 신박한 녀석이라니! 오버록 재봉틀도 가정용, 공업용 둘 다 있지만 당시의 나는 공업용은 꿈도 못 꾸고, 비록 소음과 진동이 있더라도 ‘가정용이라도 가졌으면...’라는 물욕이 또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저것만 있으면, 저것만 있으면 이제 진짜 재봉틀은 끝이야!’

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지배하기 시작했고, 오버록 재봉틀 타령이 시작되었다. 결국 나의 타령은 남편에게로 향했고, 둘째 출산선물을 미리 해 준다 생각하고 사달라며 반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또 웬일인가! 그렇게 사고 싶으면 사라며 허락이 떨어졌고, 이런 행동력 하나는 백퍼센트인 나는 재봉틀커뮤니티의 공동구매를 통해 드디어, 오버록 재봉틀을 손에 넣게 되었다. 이제 나는 다 가진 여자다!!!

이렇게 해서 나의 재봉틀 이야기는 끝일까? 아니다. 이미 예상하신 것과 같이 그렇지 않다. 이어지는 공업용 재봉틀 이야기는 다음 이 시간에...


photo_2.jpg 두 번째 재봉틀과 오버록 재봉틀,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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