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그 공간에 담긴 나와 우리의 이야기

나는 아이에게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by 노을책갈피

나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어떤 언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을까?

첫째가 방학 4주 차에 접어들었다.

착하고 바른 아이인 편이라 평소에 엄마 말을 잘 안 듣는다거나 그렇다고 특별히 속 썩이는 일도 없다.

그런데 자유를 갈망하는 나는 가슴속 무언가에 답답함과 힘듦을 토로하고 쏘아붙이듯 명령조로 짧게 아이에게 말한다.

“오늘은 언제 공부할 거야? 오늘 공부할 거 해!! 유튜브는 30분까지만 봐.”


지난주 네 가족이 저녁 식사 시간에 나온 얘기가 있었다.

아빠가 아이에게 질문을 건넸다.

oo야, 너는 엄마나 아빠한테 좋았던 것이나 서운한 거 있으면 편하게 얘기해 볼래?”

그러자 아이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기다렸다는 듯 서운한 점을 얘기한다.

“아, 엄마가 공부시킬 때 소수점 안 찍었다고 나한테 화를 냈어.”

그 얘기를 듣고 나는 뭔가 억울해서 이렇게 말했다.

oo야, 그건 네가 며칠 전부터 계속하던 실수라서 계산은 다 맞았는데, 소수점을 안 찍어서 틀린 거라 안타까운 마음에서 얘기한 거야.

엄마는 화내지 않았는데? 네가 학교에서 실수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얘기한 거야.”

그러자 아빠는 “애들이 학교에서도 실수할 수 있지 뭐.”

아이도 그렇다는 듯 웃으며 동조한다.


나는 그저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실수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얘기했던 것이 그 순간 평소에 느꼈던 내 안의 감정이 폭발해 버렸던 것이었는지, 좋은 마음으로 얘기하지 않았던 것은 분명했던 것 같다.

내가 평소에 느끼는 요즘의 내 감정. ‘답답하다, 재미없다, 귀찮다’

계속 이렇게 느끼면서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주말 내내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검색하며 알아보고 있다. 내 감정과 마음을 알아주는 일련의 행동을 하고 있으니 한결 나아진 기분이다.

오늘은 국어, 수학을 공부하며 질문하는 아이에게 친절하고 상냥히 알려주었다.

그러니 학습 효율성이 올라간 건지 국어 문제를 꽤 잘 풀었다. 틀린 부분은 다시 살펴봐주었다.

수학 공부는 일단 소수점을 다 찍은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랬더니 아이가 틀린 문제에 대해서도 평소 같았으면 “아이, 또 틀렸어. 다시 해야 되잖아!!”라고 짜증 내며 얘기했을 것을 “다시 풀어야지”라고 긍정적인 언어로 나의 칭찬에 화답하는 것 같았다.

‘내 감정을 몰라봐주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면 매번 아이들에게 이런 식이었구나’라고 반성하게 되었다.

아이의 말과 행동에 엄마인 나도 아이의 키만큼 한 뼘 한 뼘 성장하는 느낌이다.


엄마인 나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하나까지도 우리 아이들에게 끼칠 지대한 영향을 생각하니 더 조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러한 생각들을 그대로 흘려버리기보다 이렇게 글로 나의 감정과 이야기들을 꺼내고 털어놓고 나니 한결 나아지는 느낌마저도 든다.

엄마인 내가 아이들에게 표현하는 말들은 분명 내가 의식하지 않으면 순간순간 실수할 것이고, 고쳐야 할 언어들도 앞으로 비일비재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최소한 내가 표현하는 언어가 나의 부정적인 감정과 섞여서 표현되지 않고, 의식적으로라도 긍정적인 언어로 고치려고 해야겠다.

말을 꺼내기 전에 최소 한 번은 더 생각하고 말을 내뱉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던가.

엄마가 꺼내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감정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인지하고, 아이의 말투 속에서 나의 부정적인 언어와 감정이 보이지 않게끔 신중을 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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