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그 공간에 담긴 나와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새 보금자리, 나의 첫 홀로서기
나는 올해로 결혼한 지 11년 차에 접어든다.
우리가 여기 새 집으로 이사를 온 지도 한 달이 겨우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감사하게도 양가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조금씩 도움을 받아왔었기에 아이 둘을 키우면서도 결혼 10년 차에 우리 부부의 힘으로 내 집 장만을 할 수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엄마로서의 삶만 추구하지 않았던 터라,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낸 후, 중간중간 내 일을 하며 가정경제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를 했던 시간들도 있었다.
돈보다는 내 일을 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에 무작정 엄마로서의 삶보다는 '나도 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는 느낌도 있었다.
아이 둘을 키우면서 당연히 여유로운 삶은 아니었다. 내가 사고 싶은 것을 덜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덜 먹으면서 아이들의 청약 통장에 매달 각각 10~20만 원씩 저축했고, 아가씨 때부터 넣었던 연금 보험금도 목돈으로 차곡차곡 모아졌다.
일을 잠시 쉬고 있을 때에도 조금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보기도 하였고, 더 나은 목표를 위해 자격증 공부를 하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신랑은 “아이들이 좀 클 때까지는 엄마의 자리가 정말 클 거야. 네가 집에서 엄마 역할만 하며 조금 답답하고 힘들더라도, 아이들이 고학년이 될 때까지는 네가 일을 안 했으면 좋겠어. 일을 하더라도 시간제로 일을 하고, 아이들이 하교할 시간이 되면 그 시간만큼은 엄마가 꼭 집에 있었으면 해. 나도 그렇게 커왔는데 그게 맞는 것 같더라.”
생각해 보니 나는 정작 부모님의 맞벌이로 항상 하교 후에는 집으로 곧장 오는 날이 많아서 늘 혼자였다. 그 어린 나이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찾아서 했던지라 나는 스스로를 독립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불안감이 내 안에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 불안감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어른이 되어서도 완벽한 어른이 아니었다.
그 완벽한 어른이 아닌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 둘을 낳았다.
처음엔 모든 게 서툴렀다. 살림과 육아가 버거워서 근처에 살던 친정 엄마께 도움을 청하고 도움도 많이 받아왔다.
이제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온 이상, 친정엄마께 그런 도움을 바라기는 힘든 거리가 됐다.
'이제 정말 오롯이 내 힘으로 육아와 살림을 해봐야지’
마음은 먹었지만 홀로서기의 첫걸음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다 낯설고 서툴기 때문이다.
내가 힘들 때마다 신랑한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난 정말 살림과 육아 체질은 아닌가 봐. 차라리 나가서 일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러면 신랑은 “살림 체질인 사람이 누가 있겠어? 다 해야 하니까 하는 거지”라고 나에게 위로하듯 대답한다.
이사 오기 전에는 묵은 짐들을 그때그때 정리하지도 않았고, 냉장고 정리도 언제 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켜켜이 쌓인 반찬들이 냉장고 전반을 차지했다.
그런 일들을 매번 겪으면서도 나의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그렇지만 첫 이사를 경험해 보면서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다. ‘내가 평소에 정말 보이는 것들만 정리했구나. 그때그때 미루지 않고 내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림을 꾸려나가야 되겠다’라고.
그리고 현재 이사를 온 새 집은 아직은 입주기간이기도 하고, 상가들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 학원을 보내기도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평일에는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이 공부를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리고 힘들어할 때도 있지만, 그때그때 아이들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힘을 부여하고자 하는 나의 첫 홀로서기다.
늦은 감도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할 때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나는 홀로 설 준비가 되었고, 홀로 설 기회가 왔으니, 그 기회를 정말 잘 잡아보려고 한다.
조금씩 일어날 내 안의 변화들. 그 변화들과 함께 성장할 나.
어려움과 힘듦이 함께 공존하겠지만, 결국에는 내가 감내해야 하고, 그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 것이 나의 삶이고, 그것이 곧 우리들의 삶이지 않을까.
나의 가정을 꾸린 후 엄마로서의 진정한 나의 첫 홀로서기.
지금까지 엄마로서 해왔던 대로,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노력하고 나아가려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께 고한다.
“우리 함께 힘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