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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을 쓰는 작가 Oct 29. 2023

모두가 하나 된 숟가락 난타 공연

모두가 하나 된 평생학습 축제의 장

평생학습 활동가 양성과정 총 30시간을 수료 후 올해 6월 1일부터 평생학습 활동가가 되어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면서 다양한 인연들과 만나는 일은 참으로 새롭고 즐겁다.

막 정년퇴직을 하신 친정 부모님과 동년배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열정 지긋한 70대 분들을 봬면 더 존경해마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최근에 평생학습 활동가로 <숟가락 난타로 악기연주 도전하기>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처음으로 기획에 참여하는 것이라 시작하기 전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출석부 관리, 강의 현수막 세팅, 강의안내문 부착, 강의계획서 배부, 빔프로젝트 등 기자재 세팅, 설문지까지 활동가의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총 8회 차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기에 개강 첫날은 수업 전반의 모든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강사님과 학습자들 간의 소통, 강의 내용, 분위기 등등이 걱정되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 모든 역할을 조율해야 하는 활동가이기에 중요한 임무를 떠안은 꼴이었다.



드디어 평생학습 활동가로서 첫 발을 내디딘 <숟가락 난타로 악기연주 도전하기> 개강날.

그동안의 걱정을 날리듯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열정적인 강사님과 적극적으로 즐겁게 수업에 임해 주시는 학습자들 덕분에 내 생애 이런 뿌듯함을 경험한 적이 있었나 돌이켜볼 정도였다. 주 강사가 아닌 보조 강사라 수업 세팅부터 학습자들 출결 관리, 구청에 보고해야 하는 서류 등은 요청해 오면 즉시 수행해야 하는 것도 평생학습 활동가의 중요한 임무다.



지난주는 관할 구청 평생교육과의 1년 중 가장 큰 행사로 <평생교육&배움 나눔 축제>가 성대하게 열렸다.

체험 부스, 공연 무대, 플리마켓 행사 등 체험/강연/공연/참여마당으로 크게 나뉘어 진행되었다.

내가 기획한 숟가락 난타 프로그램이 장애인 성과발표회라는 중요한 강연 마당에 오프닝 무대로 초대받았다.

매주 월요일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이번에는 대체공휴일, 한글날까지 겹쳐 2주나 쉬었던 터라 연습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단지 5회기 수업을 받고 무대에 오르기란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학습자들 총 15명 중에 무대에 서기로 한 인원을 총 6분이었다. 당초 10분 정도로 꽉 찬 무대를 기대했지만 활동가인 내가 나서지 않으면 무대가 조금 초라하지 않을까 걱정이 일었다.

내성적인 성격인 내가 학습자들과 함께 공연 무대에 오르는 것을 자초한 것은 다름 아닌 평생학습 활동가로서의 큰 책임감 때문이었다. 한 번 마음먹기란 여간 쉽지 않지만, 기왕 시작한 일이니 보란 듯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으리라.



총 3곡의 공연곡이 정해졌고, 수업하면서 연습했던 동영상을 돌려보며 학습자들과 하나씩 합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부분 60~70대분들이라 제일 연장자이신 70대 어르신은 "내가 산에 오를 때마다 이 숟가락 가지고 가서 연습했다니까~아." 라며 열정적인 모습에 나도 큰 힘을 얻었다.

어르신들도 이렇게 열정적으로 임해주시는데 젊은 내가 열심히 안 할 이유는 단 1도 없었다.

그렇게 공연 당일이 되었고, 공연 1시간 전부터 대기석에 모두 모여 마지막 10분 전까지 무대 동선을 꼼꼼히 살피며 연습을 마무리하여 무대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제일 연장자인 70대 어르신은 청심환까지 드시고 무대에 오르는 투혼까지 발휘하셨고, 60대 분은 허리 통증에도 무대에 올라 부상 투혼을 부여주셨다.

그렇게 각자의 사연을 가진 채 우리는 한 명 한 명 무대에 올랐고, 무대 중앙에 반원으로 모여 서로의 눈을 마주하며 <퐁당퐁당> 음악에 맞춰 숟가락 난타 공연 무대를 시작했다.



첫 곡부터 다행히 관객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두번째 곡인 <닐리리맘보> 부터는 박수까지 쳐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마지막 트로트 곡인 장윤정의 <어부바>까지 성황리에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혹시나 무대 위에서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무색할 만큼 참 아이러니하게도 연습할 때는 그렇게 실수가 잦았는데 정작 무대 위에서는 실수 없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것이 아닌가.

너무 신난 나머지 나는 "선생님들, 우리 무대 체질인가요?" 라고 우스갯소리까지 건넸다.

그렇게 학습자들과 나는 <숟가락 난타 공연>인 평생학습으로 하나가 되었다.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하나로 통한 것이 분명했다.

이 모든 공연 준비로 조금 지친 상태였지만,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니 남는 건 뿌듯함과 행복감이었다. "우리 너무 잘했어요. 같이 준비해 주느라 너무 수고 많았어요."라는 학습자 분들의 말씀을 듣고 나니 도리어 힘이 불끈불끈 솟는 것이 아닌가.



내일이면 <숟가락 난타 프로그램> 총 8회차 여정의 종강일이다.

정들자마자 이별이라고 2달 동안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날이다.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지만, 나의 첫 기획 프로그램인 <숟가락 난타>프로그램과 평생학습 공연은 강사님, 학습자님들과 끈끈한 정, 배움의 장으로서 두고두고 잊지 못할 시간들로 내 머릿속에 행복한 기억으로 각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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