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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을 쓰는 작가 Nov 06. 2023

배달강좌 <시로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을 나누는 시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학습 모임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아이가 둘인 아줌마인지라 남편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학습 모임을 가지고 있는 중이다. 바로 <시로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을 나누는 시간>이라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이는 해당 구청에서 평생학습 실천의 하나로 배달강좌라는 사업 중 하나이다.



배달강좌란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학습을 배달한다는 개념으로 기존 공급자 중심의 평생학습 강좌가 지니고 있는 시, 공간적 제약과 프로그램의 다양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학습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평생학습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강좌인 것이다. 해당 구민 5인 이상이 모여 강좌 배달을 신청하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학습을 제공받고 학습 효과를 누리며,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뜻을 모으기 전, 올봄 평생학습 실천학교에서 시인인 강사님과 학습자들 15명과 함께 총 8회기 수업을 진행했다. 시의 비유(은유), 진술(묘사), 시어, 주제, 소재 등을 시작으로 유명 시인의 시를 모두 낭송해 보며 시에 대한 느낌도 공유했다.

봄꽃이 활짝 피었던 3월. 시와 함께 따뜻하게 시작했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듣기 전 독서모임에서 류시화 시인의 <시로 납치하다>라는 시집에 크게 매료되었던 지라 시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호기롭게 도전했다. 기존에 에세이를 주로 써왔던 지라 시의 함축적 의미를 이해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더욱이 장문의 에세이로 글을 쓰는 습관이 베어 자작시를 처음 썼을 때는 하고 싶은 모든 말들을 표현하려 하다 보니 정작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주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해당 시인(강사)님은 내가 창작했던 총 6연의 시를 3연으로 반토막내주셨다.

처음에는 고심했던 시어들과 나의 이야기들이 거절당한 것 같아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시 자체를 이해하게 됐고, <시>가 주는 운율과 감성에 빠져 헤어 나올 수가 없게 되었다.      



그렇게 8회 차 수업으로는 너무 아쉬운 나머지, 배달강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학습자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사님께 전해 듣게 되었고,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번쩍 손을 들었다.

시를 좋아하는 학습자 분들은 곧 불혹을 앞두고 있는 나보다 훨씬 연배가 있으신 분들이다.

근본적으로는 삶의 경험과 넉넉한 마음을 쫓아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부수적으로는 배달강좌를 온라인 신청을 해야 했던 터라 가장 최연소였던 나는 배달강좌 학습자 대표로 총무 역할을 자처했다.

그렇게 30~60대까지 전 세대가 함께하는 배달강좌 <시로 마음을 치유하며, 행복을 나누는 시간>

학습자 6분과 강사님이 시 하나로 똘똘 뭉쳤다.



첫 시간은 그동안 살아온 삶의 이야기, "그동안 시를 좀 쓰셨나요?"라는 시인(강사)님의 물음에 모두 절레절레하였다. 뭐든 계기가 있어야 끄적여지는 것이 마치 삶의 도리인 듯한 분위기.

시인인 강사님도 현실에 쫓겨 정작 시를 쓸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셔서 이 자리가 너무 소중하다고 하셨다.

나도 매일 에세이 형식에만 매여있어서 이번 가을은 특별히 시와 함께 가을을 나고 싶었고, 소중한 시간으로 물들이고 싶었다.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단풍, 떨어지는 낙엽,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을 마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탄생한 첫 자작시 <가을>이라는 시.

뜨거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정말 고대했던 가을이었던 지라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MBTI의 F의 감성과 딱 맞아떨어지는 <시> 수업.

<가을>이라는 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인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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