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일으키는 내면의 자아와 손 맞잡기

나는 왜 유독 감정 표출이 힘든 것일까?

by 노을책갈피

2023년 새해 목표 중 하나는 내 감정을 스스럼없이 표출하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 생각은 무수히 많지만, 그 많은 감정을 나만의 언어로 일일이 표현하는 것에 매우 서툴다.

내향형의 성격으로 오랜 시간 감정을 억제해 오면서 살아온 습관이 굳어진 탓일까.

어려서부터 무뚝뚝한 아버지와 친화력은 있지만 공감능력은 조금 아쉬웠던 어머니 밑에서 자란 환경 탓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내 아이들에게도 그 흔한 "사랑해"라는 표현도 입 밖으로 꺼내기가 힘들다.

엄마인 나도 내 감정을 잘 표현해주지 못하기에, 아이들도 감정 표현에 서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둘째 아이의 일기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최근에 베트남 다낭에서 있었던 일을 일기로 적은 내용이다.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긴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재미있을 것 같았다. 재미있었고, 거기에서 실내 놀이동산을 갔다. 재미있었다."

아이가 느꼈던 감정은 아주 무궁무진할 텐데 표현하는 것이 서툰 남자아이기도 하지만, "재미있었다"는 말이 무려 3번이나 들어갔다.

그때 당시 나는 아이의 일기를 보고, 아이에게 물어봤다.

"OO야, 재미있다는 표현 말고 다른 느낀 점은 없었어? 너무 반복되잖아."라는 엄마의 물음에 "잘 모르겠어."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잘 모르겠다는 것은 진심일 것이다.

그때는 아이에게 다양한 감정을 요구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평소에 표현력이 부족했던 나를 반성해 본다.


어떤 이들은 자기의 생각을 글로 쓰는 것보다 언어로 직접 표현하는 것을 더 쉬운 과정으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주변에 애정표현을 아주 간드러지게 잘하는 친화력 갑인 사람들이 참으로 부럽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부터 감정표현에 익숙했을까? 내가 과연 큰맘 먹고 연습하면 가능하기는 할까?

지금 당장은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이렇듯 감정 표현에 인색한 나이기에 더욱이 매일 글을 쓰고 있는 것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아닐는지.

나에게 글쓰기란 평소에 표현 못 하는 감정들을 글로써 해소해 버리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서라도 노력해야겠다.

하루동안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 중에 내가 입 밖으로 표현하지 못한 의미 있는 단어들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감정일기처럼 말이다.

그 감정일기에 적혀있는 표현들을 입 밖으로 꺼내어 연습해 보는 것이다.

매일같이 실행하기는 힘들겠지만, 조금씩 노력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