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1일 금요일, 출생 28일째, 남편 출산휴가 4일차
오전 7시 분유 100
오전 10시 분유 100
낮 12시 분유 50
오후 1시 분유 50
오후 3시 병모유 100
오후 5시 30분 병모유 120
오후 7시 병모유 60, 분유 40
오후 9시 30분 분유 100
* 새벽 1시 분유 40
* 새벽 4시 분유 60
새벽 6시 30분 병모유 100
병모유 380, 분유 540, 합계 920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서 남편이 새벽에 분유량 조절을 했다. 그래도 다 합쳐보면 920이나 먹었다. 합계가 어제와 동일하다.
오전 8시에 냄새나는 방귀를 뿡뿡 뀌더니, 대변인 줄 알고 기저귀를 열어보니 분명 누긴 눴는데 양이 엄청 소량이다. 방귀와 함께 살짝 나온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다시 누겠구나 싶었다. 그러다가 오전 11시에 진짜 제대로 된 변을 눴다. 아기가 고환이 커서 변을 눌 때마다 고환에 잔뜩 묻어서 매번 닦아주기가 번거롭다. 뱃속에서부터 이미 존재감이 엄청나더니만. 그러거나 말거나, 아기가 시원하게 잘 눌 때마다 나는 기분이 좋다. 매일 여러 번은 좀 곤란하고 크게 딱 한번 지금처럼만...
아침 일찍 도서관에 다녀왔다. 어제저녁에 남편이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뉴스를 알려줬다. 그러면서 다음날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와야겠다고 했다. 남편이 너무 피곤해 보여서 내가 대신 다녀왔다.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갔다. 소년이 온다, 내 여자의 열매, 바람이 분다 가라, 이렇게 총 3권을 빌려왔다. 목록에는 분명히 뜨는데 자리에 가보니 안 보여서 못 찾겠는 책이 여러권이다. 데스크에 물어보려다가 관뒀다. 어차피 이 3권만 다 읽기에도 빠듯할 것 같아서.
채식주의자도 실물책이 있었는데 빌리려고 하니 누가 어제저녁에 대출예약을 해서 못 빌린다고 했다. 데스크 직원에게 '내가 아침까지만 해도 분명 홈페이지에서 대출가능여부를 분명히 확인하고 왔고, 인터넷 예약은 안 된다길래 직접 왔다' 라고 하니, 누가 1층에서 무인예약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런 게 있는 줄 처음 알았네. 직원은 내게 '책을 미리 빼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했다' 라며 조금 미안한 기색을 비췄다. 아무튼 눈앞에 분명 책이 있는데 빌리지 못 하고 허탈하게 돌아왔다. 그래도 다른 책을 빌려서 다행이다.
사실 채식주의자는 몇 년 전에 읽어봤다. 단편소설집이었던 것 같은데, 제대로 읽지를 않았는지 수록된 작품 중 채식주의자 하나 밖에 기억이 안 난다. 채식주의자라는 영화를 인상적으로 봤고, 이게 한강 소설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길래 일부로 구입해서 읽었다가, 한창 물건 줄이기에 열을 올리던 시절에 갖고 있던 책을 처분한답시고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았다.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우습지만 그때 안 팔고 지금껏 갖고 있었으면 좋았을걸. 도서관은 물론이고, 현재 서점에 출간된 한강 책이 죄다 품절되어서 예약 판매 중이다. 발 빠르게 도서관에 다녀오길 잘했다.
소년이 온다 는 과거에 한번 읽어볼까 하다가, 내용이 내 취향이 아니길래 관뒀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아니었으면 평생 읽을 일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대단한 상을 받은 작품이니 읽어보고 싶을 수도 있지. 책을 일단 빌려는 왔는데, 도통 읽을 시간이 없네. 얼른 짬 내서 읽어봐야겠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아기가 너무 불쌍해...
뱃속에서 열 달 동안이나 있다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덜 만들어진 채로 나와서는, 혼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가 안 안아주면 계속 누워만 있어야 하고, 혼자서 밥도 못 먹고, 소화도 못 하고, 대소변을 누고도 닦지도 못하고...
도대체 인간이 어떻게 지금껏 생존할 수 있었는지가 너무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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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하나도 불쌍하지 않아.
아기는 어른을 갖고 놀아. 아기에게는 어른을 조종하는 능력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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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미안해...
아기 너무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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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잠 좀 자라
새벽에 도대체 왜 잠을 안 자니
무한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