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돌기의 의미
꿈은 그 사람의 마음, 감정, 현재상태와 심리 등이 많이 반영된다고 한다.
잠을 자는 동안 잠꼬대를 하는 것도 뇌가 조금은 깨어 있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꿈꾸기 어려운 것들을 꿈속에서는 마음껏 펼칠 수 있다는 마음 때문인지
자는 시간이 오히려 자유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가끔은 이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무섭고 기이한 꿈을 꾸게 되는 날은
"이대로 늪에 빠진 듯 헤어 나오질 못하겠구나" 하며 공포스러움을 감지한다.
순례자의 길을 걷기를 바라는 계시처럼 그런 영적인 꿈을 꿨을 때에는 무섭고 괴롭다.
어떤 날은 꿈속에서 부처석가모니상이 살아 숨을 쉬듯 움직이며 나에게 이야기를 하며
"나는 너를 잘 안다. 정말 잘 알고 있다." 며 대화를 건네기도 한다.
고개를 얼른 돌려 법당 쪽으로 도망을 가니 저 멀리서 그윽하게 나를 쳐다본다.
진주펄을 온몸에 바른 듯 반짝이고 윤기 나는 몸을 한껏 뽐내며 눈꼬리를 살짝 올리며 옆으로 누워 나를 곁눈질한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법당 앞에서 무작정 절을 하고 기도를 하는데 오른쪽에서 분홍색 불빛이 번쩍,
왼쪽에서는 "쿠오오오오 허허허허허 고 오오오오 어" 하며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법당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산의 웅장한 신령이 껄껄 거리며 웃는 듯 엄청난 파동이 느껴졌다.
주변에서 같이 기도를 하고 절을 올리던 신도들이 당황을 하며 나를 쳐다보는 꿈이었다.
나는 이 꿈을 금전운으로 해석하여 로또를 샀지만 또 꽝이었다.
나는 정말로 복권운이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바로 그다음 날에도 꿈을 꿨는데 내가 태어나서 오래도록 자란 동네의 산 자락과 언덕이 나왔다.
지인을 따라 서울로 나들이를 했다가 사무실을 구경하고 주변 풍경을 둘러보며 소개받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내용이었다.
그렇게 흘러가는가 싶었다.
그런데 나를 버스 정류장 쪽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버스 네 대가 지나가는데 그중에서 두 대를 보내고 세 번째 버스를 함께 타고 어떤 동네 정류장에서 하차를 했다.
동네의 한 마을 단위가 너무나도 아름답고 예쁜 풍경이어서 지인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여기가 어느 동네예요? 너무 아름답고 마을이 참 예뻐요. 벚꽃나무도 크고 너무 예쁘다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지인이 대답하기를
"아, 여기요? 여기 도봉구예요."
나는 깜짝 놀라며
"네? 여기 가요? 이렇게 바뀌었어요? 이렇게 예뻤다고요? 이상하다."
"저 어릴 적에는 이렇지 않았던 거 같은데......"
"여기서 정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너무 예쁘잖아요. 동네도 조용하고 평화로워요."
뒤로는 두 개의 큰 뒷 산이 보였고 언덕은 적당하게 있어서 마을 동네 안을 산이 울타리처럼 감싸 안듯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었다.
큰 벚꽃 나무와 그 밖에 들꽃들도 꽤 보였다.
나는 이 꿈의 내용이 참 특이하고 이상해서 부동산을 검색해 봤다.
"이 동네 쪽 주변에 시세가 오를만한 매물이 있나?" 하고 찾아봤다.
그런데 없었다. 타운하우스나 개인주택 정도로만 매물이 나온 게 있을 뿐이었고 오름세도 크게 보이지 않았다.
결국 무속신앙 쪽으로 아시는 분께 꿈 얘기를 드리니 그 해석은 '삼산돌기'라는 것이었다.
한국민속신앙사전의 무속신앙 편을 참고해서 적자면 이 '삼산돌기' 또는 '삼산밟기'는 무당이 되기 전
내림굿을 준비할 때 세 곳의 명산을 순례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내가 태어난 곳의 고향산이 들어가야 하며 배우자 또는 부모님의 본향산, 스승님의 본향산 등을 정하여 신명을 확인하는 과정 중에 하나다.
그 얘기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삼산을 꼭 밟아야 하는 건가요? 저는 그쪽 길이 전혀 아닌데요." 하고 되물었다.
"무속적으로 해석하자면 그런 거지. 정기 있는 명산을 세 곳을 돌아야 하고 거기서 나의 신을 찾는 거야."
"왜 이름난 명산들 있잖니. 지리산이나 계룡산처럼 그런 곳에 가서 신내림을 기다리는 거야."
"아...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되었어요. 그래서 제가 로또가 안 되는 거였나 봐요."
꿈은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또 이런 종교, 무속신앙적인 내용이 나오니 어리둥절해진다.
도봉산은 서울 북쪽의 가장 아름다운 금강산이라고 불린다. 특히 서울의 4대 명산 중 하나이며 신선이 도를 닦은 선인봉이 있고 암벽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났다. 암릉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가 있지만 당장 올라갈 자신이 없었다.
특히 등산을 싫어하는 내가 산을 탄다니 상상도 못 하겠다.
그런데 언젠가는 본고향의 산을 가보고 싶다.
명산을 가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을 테니 좋은 뜻이 있지 않을까 하며 기대하는 나를 보니.
나도 참 진지하지만 엉뚱한 사람이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