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은 어디에

신가물 집안

by 소극적인숙

우리 집은 대대로 신가물이 있는 집안이다. 태어날 때부터인지 후천적으로 길들여진 환경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느낌이라는 게 꽤 적중할 때가 있다.


어려서부터 나는 늘 남들보다 무서운 꿈을 많이 꿨다.

밤마다 우는 일이 많았으며 알지 못하는 존재들이 꿈속에서 나를 압박하고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그걸 알아차리기 시작했을 때가 다섯 살이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큰 사고를 일으키거나 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하늘이 도왔는지 용케도 잘 살아 나왔다.


다섯 살 아이가 집을 순식간에 불을 내서 온 집 안을 다 타먹은 이야기.


열 살 어린이가 택시에 크게 받쳐서 교통사고가 났지만

부러진 곳 없이 타박상으로 끝난 기이한 사고 이야기.


기사에 나올법하고 남들의 흔치 않은 일들이, 평생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한 일들이 나타났다.


청소년 시기에 뭐가 힘들었는지 자다가 큰 진동을 느꼈다. 지진이 일어난 줄 알고 놀래서 눈을 뜨려는 순간 어떤 목소리가 나를 잠재웠다.


달콤하게 속삭이는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대고 노래하듯이 이야기를 했다. 그 언어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아 이 목소리는 나를 홀린다는 것을.


그렇게 번쩍 눈이 떠지고 누운 상태에서 위를 바라보니 창가에 쳐진 하얀 블라인드에 빨간 글씨가 적혀 있었다. 열일곱 살에 그 많은 한자를 다 읽을 수 없었다.

뒤에서 투광되는 붉은 불빛이 한 글자, 한 글자에 깊게 비치고 있었다. 몇 글 자는 읽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너무 어려웠다. 그 뒤로 엄마와 외할머니께 말씀드렸지만 돌아온 말은 단 한 마디였다.


"네가 피곤해서 그래, 헛것을 본 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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