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처음으로 '토닥토닥' 안아줬다
아침은 늘
샌드위치와 디카페인으로
커피를 내려 먹는다 두 번
사우도우 빵에 우유로 만든
리코타 치즈를 듬뿍 올리고
말린 토마토와 햄과 치즈를 얹고
홀그레인 소스와
꿀도 살짝 뿌리면
몇 입 먹지 않았는데
순식간에 쓱싹 입에서 사라진다
그날도 평범한 하루였다
별다른 일 없이 해는 중천을 넘어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베란다 테이블에 앉아
어제 쓴 글을 다시 읽다가
어느 글귀 하나에서
멈춰 섰다
다시 한번
이 삶을 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해하면서
나에게 해본 적 없던 말
'잘해왔어. 토닥토닥'
그때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건넸다
그리고
눈물이 글썽거려졌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흔한 말이지만
내게는 너무 오래 걸린 말
그동안 나는
내 실수에 가장 엄격했고
내 약함에 가장 화가 났었고
내 상처에 가장 무관심했었다
잘해야 한다
더 강해져야 한다
무너지면 안 된다
그게 내가 가진 다짐이었다
하지만 이제
삶이 조금 달라졌다
내가 나를 재촉하지 않자
세상도 나를 급히 몰아붙이지 않았다
잘해왔다는 말은
무너진 감정에 땜질하는 말이 아니었다
내 안의 깊은 구멍에
손을 얹고 함께 숨을 쉬어주는 말이었다
그날 이후
나는 내게 조금 더 관대해졌다
감정 앞에서
실수 앞에서
그리고 과거의 나를 떠올릴 때마다
어쩌면 지금도
아직 완전히 좋아지진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좋아질 걸 아니까 괜찮다
나는 그렇게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말들은
나를 다시 살게 했다
'토닥토닥'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