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법
이제는 누군가의 하루를 맞춰가며 살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조용히 깨어나고
나만의 루틴으로 하루를 연다
유투버에서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밝은 음악을 선택해서 틀고
거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커피포트에 뜨거운 물을 끓여
보이차 한 잔을 내려 마시면
밤사이 끼여있던 찌꺼기들이 내려가며
내 몸은 하루가 시작됨을 알린다
차 향기가 거실을 맴돌며
흐르는 경쾌한 음악과 함께 어우러질 때
나는 따뜻한 빛으로 긴 호흡을 하며
오늘이라는 시간을 받아들인다
자연이 있는 곳을 거닌다
새소리 바람소리
햇빛에 흔들리는 나뭇잎들
크게 말하지 않지만
내 안을 다시 살아나게 해주는 것들이다
걷다 보면 생각이 흘러나오고
어떤 날은 오래된 기억이
떠오르지만
과거를 밀어내지 않는다
웃고 싶을 땐 웃고
울고 싶을 땐 운다
그리고 부드럽게 작별하면 그만
때로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수다 속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며
감각이 되살아난다
그리움도 공허함도
함께 나누는 대화 속에서는
조금은 가벼워진다
나는 이 시간을
누군가에게 허락받지 않는다
이제야 비로소
내 삶을 나답게 살아내는 방식으로
하루를 선물 받고 있다
그건 누군가의 인정보다
더 단단한 내적 평화로움이다
이제 나는
오늘이라는 하루를
조용히 선물처럼 꺼내 쓰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