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 글이 닿는 곳
처음엔 나를 위해 쓴 글이었다
내 안의 감정들을 정리하고
쌓인 삶의 기억들을 풀어내기 위한 작업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도
칭찬을 듣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누군가가 남긴 짧은 댓글 하나가
내 마음을 오래 흔들었다
'이 글을 읽으며 그냥 그냥 울어 봅니다.'
나는 잠시 멈춰 앉았다
화려한 글도 아니었는데
그저 솔직하고 조용한 내 삶을 말했을 뿐인데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게 고마웠다
위로와 공감을 나눌 수 있다면
그로써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다면
글을 써 나간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 아닌가
그때부터 나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글을 쓴다
그것은 내 글을 보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다
내가 살아낸 시간과
그 글을 읽어 줄 누군가의 오늘을
같은 진심으로 대하고 싶다
어쩌면 글이란 건
서로에게 건네는 가장 오래 남는 대화일지도
소리 없는 응시이자
마음을 나누는 하나의 교감
나는 오늘도 쓴다
어디에 닿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온 힘을 다해 살아낸 이야기들이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