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고 출간하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요즘처럼 감사함을 느끼는 날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얼마 전, 출판사로부터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의 2쇄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정식 출간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쇄가 모두 소진되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벅차오르더군요. 다행히 책 판매 성과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증쇄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초판 2천 부를 인쇄한다고 했을 때, 그 숫자가 크게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과연 내 책이 팔릴까?” 라는 걱정으로 가득했어요. 신인 작가로서 첫걸음을 내딛는다는 건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하니까요.
그래서 출간 초기에는 이런 바람뿐이었습니다. "제발 누군가 내 책을 읽어주기만 해도 좋겠다. 부디 출판사에 손해는 끼치지 말자!" 그렇게 간절했던 마음이 이제야 약간의 안도감과 감사함으로 채워졌습니다.
무엇보다 힘들게 써 내려간 글이 독자들에게 조금씩 닿고 있다는 사실은 저를 가장 기쁘게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담담히 걸어가야겠죠. 들뜨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오래 읽히는 책을 쓰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벌써 다음 작품은 어떻게 써야할지 매일매일이 고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작은 성공의 순간은 오랜 시간 제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TV 프로그램에서 들었던 한 문장이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런 일은 자주 오지 않아. 그러니까 즐겨."
아파트라는 곡으로 큰 성공을 거둔 로제에게 브루노가 건넨 말입니다.
슬프고 힘든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지만, 기쁨의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인지, 행복해야 할 순간조차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충분히 누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짧은 기쁨의 순간들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그렇기에 지나갈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순간에 감사하며 온전히 즐기는 것이 더 지혜로운 선택이겠지요.
그래서 저도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기로 했습니다.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가 제 삶의 소중한 하이라이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요. 이 자리를 빌려, 책을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읽히는 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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