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을 통해 이대로면 미래가 어둡다는 걸 알았으니 이젠 그에 대한 대책을 찾을 차례다. (이전의 걱정만 한가득인 글은 이번 글을 위한 빌드업일 뿐)
큰 문제 중 서평 하나의 단가가 낮은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러면 이 서평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좋은데, 이는 지금 내 채널들에 머무르는 사람들의 수를 늘려야지만 가능하다. 그래야 더 높은 홍보 효과가 있으니 더 많은 돈을 내는 게 타당해진다.
그럼 난 기존 계정들에 더 많은 팔로워가 유입되도록 더 많은 활동과 새로운 콘텐츠 기획(유행 따라가기), 정기적으로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내 광고 집행 등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채널 내 광고 집행 건은 퍼포먼스 마케터의 영역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 부분에 관해 공부하면서,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광고해야 더 많은 유입을 끌어낼 수 있는지 지속적인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
기존 채널에 대한 추가 유입 외에 단가를 올리는 다른 방법은 새로운 채널을 만들어 키우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다른 방식의 콘텐츠를 생산해야 각 채널이 서로 구독자를 뺏는 제로섬 게임이 아닐 수 있다. 다른 채널의 콘텐츠를 서로 한 번씩 보여주면서 한쪽만 구독하고 있던 사람들이 다른 쪽도 구독하게 유도하는 등으로.
다만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가장 근본적인 판이 좁다는 것이다. 독서 시장의 정체. 사람들이 책에 돈을 잘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새 20대에서 독서가 힙해서 한다는 뉴스를 보면 내가 사는 세상 말고 다른 평행우주의 소식인가 싶지만 어쨌건 다시 관심은 받는 것 같으니, 성장이 멈춰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사람들이 왜 책을 안 읽냐에 대한 대답은 온갖 논문들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책을 안 읽으니까.
제대로 쓴 게 맞다. 책을 안 읽으니까, 책을 안 읽는 거다.
그럼, 반대로, 책을 읽는 사람들은 책을 읽었었으니까 계속해서 읽는 거다.
고로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취미로 갖게 만들기 위해선, 지금 사람들이 많이 보는 매체를 통해서 책으로 건너올 수 있게끔 유혹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그 콘텐츠에 매혹되어 넘어온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독서라는 경험으로 이어져서 이게 게임, 영화, SNS의 온갖 콘텐츠 감상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도움이 된다는 걸 각인시켜 주면 되는 것이다.
나는 이미 400권을 훌쩍 넘는 책을 읽으며 내가 직접 읽어본 책 중에, 팔로워분들의 고민이나 카테고리별로 가장 도움이 될 책을 선별해 드리는 큐레이팅 콘텐츠를 기획하고, 몇 번 시도했었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해 다른 콘텐츠들보다 반응도가 떨어져 세 번 정도 포기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위에서 말한 '다른 매체'의 형태로 바꾸어 네 번째 큐레이팅을 시도하려 한다. '영상'으로.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아무리 봐도 '영상'으로 만들어낸 콘텐츠가 갖는 이점이 너무도 크다는 게 실감이 되어서 영상 편집을 독학하고 마이크까지 사다가(AI 목소리 생성 프로그램을 써봤지만, 아직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 차라리 내가 발성 연습을 하는 게 낫겠다 생각이 들었다) 숏폼 형식의 도서 홍보 영상을 만드는 일을 추가했는데, 이걸 인스타그램에만 올리기엔 너무 아깝게 느껴져서 이번 기회에 유튜브까지 판을 넓혀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나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브런치 스토리 총 4개의 채널을 홀로 운영하는 프리랜서가 되었다.
당장은 외주를 받아 제작한 영상들을 기록용으로 올리고 있는데, 어느샌가 구독자 수가 두 자릿수가 되는 걸 보니 이런 상태의 영상을 보고도 구독자가 오르는데, 제대로 각 잡고 만들면 얼마나 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지스 유튜브 채널과 아마 새롭게 만들 예정인 다른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업로드될 것 같다.
지금 사람들에게 영상이 갖는 입지는 매우 크다. 지금 태어나는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글보다 영상을 먼저 접하면서 자라고, 어른들도 '좀 쉬어야겠다.' 하면서 책을 집어 들기보다 유튜브를 켜는 게 훨씬 자연스러운 때다. 그런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책이 재밌단 걸 알리려면 더 사람이 많은 곳에 녹아들어 속삭이는 게 효과가 좋지 않겠는가?
물론 이렇게 하면 해야 하는 일은 너무 많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영상에 쓸 목소리를 녹음할 대본도 쓰고, 배에 힘 꽉 주고 발성을 잡아가며 녹음하고, 이미지 생성과 무료 영상 소스, 효과음 소스들을 열심히 주워다가 영상도 편집하고 나면 지금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도 까먹고 한 번씩 퍼질 정도다. 그렇게 힘들고 지치는데, 하는 일은 더없이 즐겁다. 내가 전공대로 건축업에서 종사했다면 이런 '일을 하면서 얻는 즐거움'은 훨씬 적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금 기운이 날 정도다.
유튜브는 자체적인 광고 수익도 있고, 분명 유튜브 채널도 키우면 이를 통한 광고 외주도 또 따로 들어오겠지. 당장은 영상들의 퀄리티부터 충분히 높여서 수익 창출 조건부터 해결해야겠지만. 뭐, 이미 네이버 애드센스와 인스타그램 광고 보너스 수익, 브런치 스토리 합격, 크몽 도서 홍보 분야 1위도 찍은 판에 내가 갑자기 책에 정이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못 하기야 하겠는가 하는 오만함 아닌 부담감을 스스로에게 얹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