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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월 Oct 04. 2024

취업 태풍 속 프리랜서

글쓰는 취미로 돈 버는 공대생 7

2024년의 75%를 채운 10월.

 대학교 4학년의 주변 친구들은 한창 취업 직전이자 마지막 대학 생활로 분주한 시기에 나는 모습들을 화면 너머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이, 딴세상 이야기처럼 구는 듯 하다.

 백수가 된 듯한 기분. 실제로도 학교는 사업자 등록증을 통해 창업 공결을 내서 학교를 가지 않으니, 대학생은 반쯤, 반 조금 넘어 아닌 셈. 그렇다고 매일 아침 부지런히 출퇴근하고 곧 다가올 월급날을 기다리는 직장인도 아니니 백수라는 게 맞을지도.


 주변 친구들은 다들 취업 준비를 하느라 전쟁이다. 같은 과 친구들은 어느새 번듯하게 건축기사를 비롯한 온갖 자격증들을 따며 기사로 전직 중이고, 동네 친구들은 얼핏 들어본 적 있는 곳에서 월급 받아 가며 인턴을 하면서 경력을 더 채워나가고 있는데 나만 아무 일도 없고 아무 걱정도 없다는 듯 가만히 있으니 왠지 태풍이 온다는데 공원 벤치에 앉아 몰려오는 먹구름을 보며 커피나 홀짝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점차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뒷골이 조금씩 당겨오면 '어떻게든 되겠지'라 되뇌며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편다.


 일의 만족도는 이보다 더 높을 수 있을까 싶다. 여전히 글을 읽고 쓰는 것도 재미있고, 어떻게 알고들 오시는 건지 작가님들과 출판사 분들의 의뢰도 꾸준히 작업해도 매일 1~2개는 쌓여있을 정도에 최근 시작한 영상 콘텐츠도 대략 방향을 잡고 유튜브 구독자도 깨작깨작 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삶이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만 없다면.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일을 하기 시작하는 동년배 다른 이들과는 진작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했으니, 비교를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비교를 정말 하지 않을 수 있더라도, 온전히 내가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일에 있어선 불안감이 떨치질 않는다. 내가 계속 이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 갑자기 SNS 계정이나 내가 하는 일에 문제가 생겨 밥줄이 끊기진 않을까. 내가 계속 글을 사랑할 수 있을까. 당장은 여유롭게 일하고 잘 먹고 지낼 수 있어도 과연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까. 나를 찔러오는 걱정들과 전신을 짓누르는 책임의 압박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프리랜서' 임에도 '남들 쉴 때도 일하는 프리랜서'로 만든다.


 '그래도 내가 하는 일이 책이 재밌고, 쓸모있다는 걸 알리는 일이니만큼 내가 잘하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 하며 책이나 읽는다. 이미 내가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아버린 만큼 나는 이 길이 아니면 다른 선택지는 없는 셈이니까. 책을 읽으며 한량같이 지내는 내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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