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며시 묵혀왔던 브런치 얘기를 꺼냈다. 내가 몇 달 전부터 브런치에서 우리 일을 주제로 삼아 작가활동을 하고 있는데, 내 글이 브런치 메인에 몇 번 오르내리더니 다음 메인에도 뜬 것 같더라. 브런치 통해서 연락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해물보쌈김치 글이 제일 화제가 됐었다, 그래서 그걸 보고 사람들이 김치 문의연락을 많이 주신 거다, 블라블라...
나는 내 글들을 브런치북으로 엮어서 만약 내 책이 당첨돼서 서점에 출판이라도 된다면 엄마한테 서프라이즈 깜짝 이벤트 선물로 짜잔 놀라게 해주려고 했는데 이번에 날 안 뽑아줬더라?!(웃음) 어쩌고저째 궁시렁궁시렁... 난 우리 집에서 맏딸이지만서도 쓸데없이 자신감만넘치는 떼쟁이 막내 포지션도 겸하고 있다.
엄마는 계속 눈을 똥그랗게 뜨고 아 그래? 그런 거였어? 그랬구나! 전혀 몰랐네! 거듭 놀라워하셨고, 아빠는 옆에서 대단하네, 대단하다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러다 옆에 앉아있던 동생이 나를 탁! 치면서
"아! 이제 알았다,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이유인즉슨, 동생의 여자친구 어머님께서 다음 인터넷 화면을 보시다가 우연히 해물보쌈김치 글을 보셨는데 뭔가 내용이... 사진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익숙한 느낌에 작가명까지 거슬러 타고 올라와 나의 다른 글들도 거의 모두 읽어보셨다고. 내 작가프로필 사진을 보니 내 동생과 얼굴이 많이 닮았는데 '아 ㅇㅇ이 누나구나', 하셨다고. 그래서 어머님께서 내 동생에게 '내가 우연히 누나의 블로그를 본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동생은
"잉? 누나는 옛날에 네이버 파워블로거였던 거 접고 지금은 블로그를 안 하는데.." 의아해했다고.
그게 블로그가 아니라 브런치였구나, 누나! 하면서 내 어깨를 계속 치댔다. 결국 지금은 온 가족이 내 브런치 활동을 알게 됐고 종종 들어와 보는 걸로 알고 있다. 특히 엄마가 열심히 본다고... (이것도 보고 있어 엄마?)
최근에 답례품을 주문하셨던 고객님께서 직접 방문픽업을 하시겠다고 우리 스튜디오를 찾아주셨다. 고객님께서는 작년부터 종종 주위 선물하실 일이 있을 때마다 이렇게 연락을 주신다. 지난번 오셨을 때, 우리 스튜디오를 처음에 어떻게 아셨는지 엄마가 여쭤보니,
옆에서 카드결제하려고 멀뚱히 서 있는 나를 보시며
"브런치 글 잘 보고 있어요" 하며 웃으셨는데 어찌나 쑥스럽고 기분이 달뜨던지.
엄마가 물어보길, 아니 평소에 하는 것도 많고 바쁜데 브런치에 글은 언제 그렇게 써서 올리고 그랬냐고.
나? 엄마가 수업할 때... 이론 설명하는 그 30분 시간 내에 뒤 창고에 쪼그리고 앉아서 후다닥후다닥 써서 올린 건데.... 사실 자주 써야 하는데 요즘 좀 게으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