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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노동자 Aug 16. 2023

대학 폐교의 증가 원인은?

인구 감소 또는 대학 교육의 질



2022년 8월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추진보고 자료에 따르면 118개 사립대 중 74%인 85개의 사립대학이 적자 운영을 하는 상황이며 만약 적자가10년간 누적되면 폐교가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한국 대학의 폐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2가지 의견으로 정리됩니다. 

1️⃣ 인구 감소

�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은 크게 문제가 없다.


2️⃣ 대학교육의 질

� 인구 감소가 영향이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대학 교육의 편익이 비용 대비 낮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의견에 동의하시나요?�


한국의 출산율은 0.78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학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이 폐교한다는 주장을 할만한 상황입니다. 이 주장을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 않는 나라의 대학 상황은 어떤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미국의 출산율은 1.66명이고 해마다 이민자 0.3%씩 유입되는 세계 1위의 이민 유입국으로 저출산 패닉이 없는 국가로 평가됩니다. 인구 감소가 대학 폐교의 주원인이라면 미국 대학은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그럼 미국 대학의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2016년 이후 미국에서 무려 91개의 비영리 사립대학이 문을 닫거나 다른 대학과 합병했습니다. 이로 인해 60,000명 이상의 학생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대학 폐교 91건 중 절반은 2020년 이후에 발생했으며 68%는 재정적으로 적자가 누적되어 폐교했습니다. 


미국 대학 폐교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인구 감소가 아닌 입학 감소입니다. 대학의 편익보다 비용이 크다는 '대학 무용론'이 힘을 얻으면서 미국에서 입학 감소는 꾸준히 증가했고 줄어든 학생 수는 대학의 재정을 악화시켰습니다. 


더불어, 코로나 시기 재택 수업, 등록금 할인 등으로 인해 대학의 재정은 급속도로 악화되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미국의 많은 대학은 연방 경기 부양 자금에 의존하여 겨우 생존하였으나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자 폐교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대학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2022년 하버드 대학의 합격률은 3.19%였으며 전년 대비 입학원서는 7%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예일 대학의 합격률은 4.46%였으며 전년 대비 입학원서는 7%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아이비리그 대학, 대형 주립대학 등 미국의 엘리트 대학은 매년 증가하는 지원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규모가 작고 명망이 낮은 대학은 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에서도 일류 대학과 나머지 교육 기관 간의 격차는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한국에 위치한 수많은 대학은 폐교할 수밖에 없습니다. 2030년이면 4년제 사립대학 2개 중 1개 대학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대학의 폐교는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에 추가 폐쇄를 방지하고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 개입 및 재정적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정부 지원금으로 대학은 유지되더라도 졸업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얻는 편익보다 비용이 클 경우, 사회적 손실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대학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 감소가 아닌 대학 교육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더 나쁜 것은 국가 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인인 평등화·획일화 교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기 한국의 대통령은 경제나 국가 안보보다 오히려 교육개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엘빈 토플러 -


사회는 1년, 6개월, 3개월, 1개월 단위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많은 한국의 대학 교육은 Chat GPT가 몇 초 안에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주입식으로 배우고 암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학은 학문 단위, 커리큘럼, 교육 방식이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최소 4년 동안 이러한 교육을 받아도 사회생활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어려우며 변화된 환경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줄 세우기식 평가를 위한 교육, 시험을 위한 공부에서 벗어나 미래에 필요한 지식과 직업이 무엇이고 그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의 많은 대학은 생존을 위해 대학이 가진 역량 중 우수한 것에 초점을 맞춰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초점을 대학이 아닌 학생과 미래 사회에 맞춰야 합니다. 학생들이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고 미래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고려하여 선제적으로 투자하여 특성화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 박사 학위가 없지만 현업에서 실무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와 교수님이 협업하여 강의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대학이 기업과 연계하여 커리큘럼을 만드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대학은 위기 의식을 갖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교육 전문가가 아니어서 정확한 해결책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국 대학 교육에 있어 큰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인구 감소를 탓하기 보다는 '대학 교육의 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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