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이 위험하다...
패스트푸드 체인 파산 신청으로 위기 직면
미국에 위치한 수백 개의 버거킹 매장이 몇 달안에 사라질 예정입니다. 버거킹의 모회사인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BI)은 미국 내 주요 가맹점의 파산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버거킹은 맥도날드, 타코벨, 웬디 등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매출도 상당히 감소했습니다. 그동안 쌓여왔던 버거킹의 문제는 2023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3년 벌써 3개의 버거킹 가맹점 운영자가 파산 신청했습니다. 오하이오, 유다, 미시간 주에 위치한 가맹점 운영자는 판매량과 이익 감소에 따른 현금 유동성 문제로 파산했습니다.
시장조사 기관인 '레스토랑 다이브'에 따르면, 버거킹의 본사 경영진은 2023년 1월부터 5월까지 경영 성과가 좋지 않은 124개의 매장을 폐쇄했으며, 2023년 6월에는 추가로 63개의 매장을 폐쇄했습니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위치한 7,400개 버거킹 매장 중 약 10%인 75개의 매장이 올해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버거킹 본사는 파산을 신청한 가맹점 운영자에게 매장을 다른 운영자에게 매각하라는 압력을 주고 있습니다. 매장을 폐쇄하지 않고 매각할 경우, 본사는 약 3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피할 수 있습니다.
2023년 6월, 버거킹 본사는 파산한 가맹점 매장을 정리하기 위해 채권자 및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파산한 가맹점의 운영자는 매장을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있으나 버거킹 본사는 파산 매장의 '정상화 시도'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파산한 가맹점의 운영자가 매장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본사는 그동안 받지 못한 로열티와 광고 수수료 약 1,000만 달러를 청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버거킹의 부진한 경영 실적은 모회사인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BI)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RBI의 대표인 패트릭 도일은 매장을 매각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습니다.
버거킹은 현재 본사와 가맹점 간의 문제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으며, 올해 초 버거킹 이사회는 가맹점에 위협적인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버거킹 본사는 올해 성과가 좋지 않은 가맹점을 퇴출시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패트릭 도일은 "가맹점 평균보다 낮은 성과를 내는 가맹점 운영자는 버거킹과 일을 할 수 없으며, 버거킹은 브랜드를 잘 운영할 수 있는 운영자와 같이 일하길 원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버거킹의 저조한 경영 성과를 가맹점 운영자에게 전가한다는 인상을 주어 아쉽습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버거킹 본사는 경쟁자에 비해 혁신도 없었고 경쟁력도 없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시장으로 점진적으로 전환한 경쟁자와는 대조적으로 버거킹은 디지털 역량을 개선하는데 부족했습니다.
또한, 버거킹은 소비자의 기억에 남을만한 효과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실행하지 못했습니다. 2019년부터 버거킹은 제품의 Unique Selling Point를 강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버거킹의 전 CEO인 호세는 "버거킹은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일관성이 없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버거킹은 2019년 12월에 1달러로 선택하는 당신의 방식 메뉴를 출시했지만, 2023년 1월에는 이를 5달러로 임의로 변경했습니다. 1달러였다가 갑자기 5달러로 변경된 메뉴는 소비자를 당황시켰습니다.
1달러가 갑자기 5달러 메뉴로 변경?
반면 웬디스는 '프레첼 베이컨 치즈 버거'나 '할라피뇨 파파 치킨'과 같은 프리미엄 메뉴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러한 프리미엄 메뉴는 매출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또한, 2022년부터 시작된 기준 금리 인상은 버거킹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버거킹의 EBITDA는 경쟁 업체보다 5.1배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EBITDA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수익입니다. 버거킹의 높은 EBITDA는 버거킹 가맹점의 부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리가 낮은 환경일 때 부채가 높다는 것은 큰 단점이 아닐 수 있지만 금리가 높은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높아진 이자율은 수익을 감소시켰으며 추가적인 대출을 어렵게 만들어 가맹점을 압박했습니다. 또한, 패스트푸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소비자 식습관의 변화, 최저 임금 상승, 공급망 문제 등 기업 외부 환경도 버거킹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버거킹 가맹점에 대출을 해준 은행은 이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는 매장, 과도하게 부채가 높은 매장, 유동성이 좋지 못한 매장에 대한 대출 회수를 요구했으며 대출 상환되지 않을 시 채무 불이행 상태로 만들어 가맹점을 구석으로 몰았습니다.
상황을 반전시키고자 버거킹은 "Reclaim the Flame"을 통해 미국 버거킹 가맹점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광고 캠페인은 창의적인 메시지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디지털 메뉴 보드, 주방 장비, 주차장 개선 등에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가맹점 운영자의 버거킹 본사에 대한 불만족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가맹점 운영자는 "주방 장비, 주차장 수리 및 조명 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2억 5천만 달러를 강제로 지출해야 한다"라고 불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버거킹 본사의 요구 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매출 성과가 좋지 않은 운영자는 버거킹 본사로부터 퇴출당할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 운영자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2023년 6월, 버거킹 본사는 63개의 버거킹 매장을 폐쇄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본사와 가맹점은 협력하여 상생의 힘을 내야 하는데 미국 버거킹은 서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습니다. 버거킹의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2021년에 버거킹은 웬디스에게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햄버거 프랜차이즈 자리를 뺏겼습니다. 2022년 기준 웬디스의 매출은 4.8% 증가했으나 버거킹은 5.4% 감소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2022년 기준 미국에서 웬디스는 6,0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반해 버거킹은 7,5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시장 및 소비자 데이터 기업인 Statista에 따르면, 미국에서 전체 매출로 보면 상위 15개의 주요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체인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버거킹은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21.4%이고, 스타벅스는 7.5%, KFC와 서브웨이는 각각 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버거킹은 글로벌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1.2%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버거킹에 대한 고객 만족도입니다. 버거킹의 고객 만족도는 지난 6분기 동안 40%나 하락했습니다. 품질의 악화, 옵션의 부재, 메뉴 가격 상승 등 소비자 불만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한국에서는 462개의 버거킹 매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462개의 매장 중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은 1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됩니다. 미국 버거킹의 경영 실적 악화가 국내에 있는 버거킹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