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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타일 Jun 09. 2024

살 빼는 데 10년, 찌는 건 1년.


그래. 

생각해 보니 너무 남의 눈치만 살폈다.

너무 남의 말만 들었다.     


"마른 여자"가 좋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듣고 혹독한 다이어트를 한 결과?

남자친구의 바.람.     


밥을 먹는 내 모습에 한숨 쉬던 가족들을 보고, 밥을 굶었더니 이제?

제발 밥 좀 먹으라며 애원.     


20대 처녀는 날씨하고 예뻐야 한다던 이웃들은

예쁜 민소매 입은 내 모습을 보고?

팔 흉터가 뭐냐며 혀를 차신다.     


나는 남의 눈치를 안 보고, 나만 위해 살기로 했다.

다이어트만 생각하며 산 시간이 거의 10년쯤 되었다.

이만하면 다이어트랑 이별할 때다.     


그런데 다이어트…. 관두면 뭐가 달라지는 거지?

운동을 안 가면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살을 안 빼면 뭘 먹으며 관리할지 고민했다.    

 

항상 내 편이던 친구 S양이 말했다.

"하긴, 뭘 해. 너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어."         

 

그래서 행복해지기로 했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기로.

살 빼기 싫어서 자기 합리화니, 뭐니 하는 소리도 안 들으련다.

합리화 좀 하면 어때.     


그동안 나트륨 함량이 높아서, 지방이 많아서.

정제 탄수화물은 살이 찌니까 등등 다이어트 금지 음식, 다시어서 오세요.     


이제 혼자 식당에서 음식 포장도 할 수 있다.

"라볶이랑 참치김밥 1줄, 돈까스 정식 포장이요"

"젓가락 몇 개 드릴까요?"

"후후…. 단 하나요!"     

엘리베이터도 눈치 보지 않고, 바로바로 탄다.     

운동은? 햄스트링 좋아질 때까지 절대 안정.     



참 귀한 1년이었다.

참 많이 나를 사랑한 1년이었다.     


그런데 어?

작년 옷이 맞지 않는다…?     


에이 설마….

나 고작 1년 다이어트 쉬었는데?

나 10년 동안 다이어트만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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