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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실남실 Apr 03. 2024

가장 합법적인 엿보기 방식

디샤 필리야,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

미국의 신예 작가 디샤 필리야의 의 소설집 <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을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가 ‘교회 오빠’라는 단어를 생각할때 뭔가 멀쩡해보이고 단정한 헤어스타일과 아이비리그 룩이란 스테레오타입으로 생각하듯,


미국에서도 특히 남부에서의 ”교회 여자들 “이란 단어의 뉘앙스에는 보수적이며, 성적으로는 꽉 막혀있는 듯하지만

동시에 신과 성경의 말씀이 정해주는 바를 매우 자의적으로 생각해 일상에 적용하는

아주 단순하고도 복잡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엿보기-흥미 를 단연코 잘 충족시켜 준다.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 흑인 그것도 차별이 지금도 공고한 남부지역에서 교회에 다닌다는 의미는 꽤나 마이너 하며 은밀한 베일에 쌓여있는 듯한

불투명성을 띄는데


작가는 무척이나 심플하고 간결한 어조로 리듬감 있게 그들의 삶의 웃픈 면모를 까발리고 있다. 다분히 성적인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지저분하다거나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니라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해야 할까.


때로는 자기 풍자, 세태, 고발적인 요소도 있지만 잘 균형 잡힌 건강한 시선이 가장 미덕이라 여길만하다


한편 번역이 무척이나 좋다 역시 정영목의 안목!!


짧은 호흡의 단편에 비해 약간 긴 소설들은 중간중간 조금 평범한 부분도 있고 다소 미숙한 부분들도 눈에 띄지만


짧은 소설집 한 권을 통해 미국의 마이너 한 지점에서 “교회에 다니는 여성”을 둘러싼 별천지의 세계를

발랄한 톤으로 잠시 둘러볼 수 있다는 것에서 역시 문학의 미덕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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