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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탈임상학교 Jun 26. 2024

간호사 탈임상 전 반드시 해야 할 질문 1위

From Nursing to New Beginnings : 탈임상학교 5

글을 시작하기 전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혹시 탈임상하는 이유가 단순히 힘들어서인가요?


'네'라고 대답하셨나요? 임상에 있으시기 바랍니다. 나오셔도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병원 밖에서의 삶이 병원 안에서의 삶과 동일할 것입니다. 퇴사를 하고 나오시는 게 정말 위험합니다. 진심으로 병원에 있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혹시나 힘들 것 같아 병원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간호학과 학생선생님들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탈임상을 하여도 삶은 똑같을 것입니다.


위 질문은 병원을 퇴사하기 전 수백 번 직접 했던 질문입니다. 병원 퇴사 후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 줬습니다.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줬습니다. 제 삶을 바꿔준 강력한 질문입니다. 수백 번 했던 이 질문에서 단순히 힘들어서 그만둔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퇴사할 수 있었죠.


[돌고 돌아 다시 임상으로]


단순히 힘들어서 그만둔 분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결국 병원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생계를 위해 다른 것을 준비하면서 병원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죠. 가령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기 위해 요양병원 나이트 전담을 하는 경우죠.


하지만 단순히 힘들어서 그만두는 분들의 여러 케이스를 보고, 이 분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첫째, 병원 밖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른다. 둘째, 이 기간을 버틸 힘이 없다. 세 번째, 시야가 좁다. 이 3가지 틀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고, 각각이 서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더라고요.


[뭘 해야 할지도 모르니, 다들 아는 방법을...]


먼저 뭘 해야 할지 모릅니다. 왜 병원을 나오고 싶은지에 대해 깊은 고민이 없이 나왔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 생각됩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입니다. 정말 힘이 많이 들고, 쉽지 않은 일 중 하나죠. 그리고 전 이 능력이 탈임상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어느 날도 동일하게 근무를 하였습니다. 그날따라 조금 일찍 끝나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차트를 확인하고 있는데, 왠지 모를 공허함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순식간에 좋은 감정이 공허함으로 바뀌었습니다. 퇴근하는 길 내내, 이 공허함의 원인을 찾으려고 했죠. 찾다 보니 저와 간호사는 맞지 않았습니다. 가치관, 업무, 삶의 방향성 등 모든 것들에서요.


말이 길어질 거 같아 짧게 끝냈지만 만약 제가 이런 사고의 과정을 거치고 퇴사를 했다고 하면 어떨까요?


"아 오늘도 힘들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퇴사하고 싶다. 퇴사하고 차라리 딴 일 하는 게 더 좋을 거 같아. 간호사 면허증 있으니 뭐라도 하겠지. 내일도 출근해야 한다니 실화인가."


지금의 제가 '탈임상학교'를 만들고, 'Train With GPT'를 개발하는 모습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다시 병원을 가거나 누구나 다 아는 탈임상 방법을 선택했겠죠. 자신에 대해 모르니, 뭘 해야 할지 모르고, 뭘 해야 할지 모르니 시야가 좁아집니다. 


그래서 대부분 이런 말들을 합니다. "공무원이 가장 좋을까?", "산업간호사는 조금 편하다고 하는데 맞나?" 아는 것이 한정적이고 시야가 좁고, 자신에 대해서도 모르니 이런 말들을 하죠. 과연 이렇게 탈임상을 하여 공무원이 되었다고 해보죠.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운 좋게 공무원이 천성이어도 삶 자체가 절대 행복할 수 없습니다. 나로부터 나온 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는 방법도 버티는 힘이 없으니...]


다음으로 병원으로 돌아가는 분들은 버티는 힘이 없습니다. 단순히 힘들어서 나왔기 때문에 탈임상하는 과정을 버티지 못하죠. 탈임상의 기간은 생각보다 더 힘듭니다. 그리고 매 순간이 불안하죠. 이 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생각해 보시죠. 간호사 면허증을 딱 때고 나면 뭐가 남으시나요? 뭔가 대외활동을 많이 했어도, 간호사와 관련된 것들만 남습니다. 따라서 하고 싶은 직무가 생기더라도 버티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 직무에서 능력을 개발하고, 필요한 것들을 해야 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하지만 힘들어서 포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시 포기할 확률이 높습니다.


탈임상을 꿈꾸는 선생님들의 경우 압도적으로 20대가 많아 병원이 첫 직장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첫 직장부터 3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나온다면, 그 이후도 비슷할 것입니다.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기 때문이죠. 병원 나와서 쉬고 다시 병원으로 가는 삶을 반복하실 겁니다. 진정 이렇게 살고 싶어 탈임상을 결심하신 건가요?


[돌고 돌아 질문으로]


질문을 계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밑바닥까지 들어가셔야 하죠. 왜 힘든지, 왜 싫은지, 뭐가 공허하게 하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밑바닥까지 들어가서 자신을 힘들게 하는 뿌리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 뿌리를 찾는 과정은 힘들고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은 걸릴 수 있죠. 


오늘부터 할 일은 답변의 근원을 찾는 것입니다. 찾기 전까지 단순히 힘들다는 이유로 그만둬서는 안 됩니다. 치열하게 버티고, 미친 듯이 답을 찾아내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3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뭘 해야 할지는 모르더라도 버티는 힘이 있을 겁니다. 버티다 보면 뭘 해야 할지 알 수 있죠. 우리가 아는 탈임상 직업들 외에도 다양한 시야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도전하게 될 것이죠. 실제로 그렇게 사는 선생님들이 있으니깐요. 저의 경우도 그렇고요.


남들처럼 단순히 탈임상을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면 질문하고 생각하고, 계속 파고 답변해 보세요. 답변이 이후의 삶을 이끄는데 굉장히 중요한 답변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질문드리죠.


혹시 탈임상하는 이유가 단순히 힘들어서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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