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것을 찾으니 간호사에게 생긴 변화.

From Nursing to New Beginnings : 탈임상학교 3

by 탈임상학교
어떤 사람들이 탈임상을 꿈꿀까?!


탈임상학교를 만들기 전 가장 큰 난제였다. 이 질문이 '탈임상학교'의 모든 것을 결정할 거라 생각했다. 답변을 잘한다면 '탈임상학교'는 많은 간호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탈임상을 꿈꾸는 사람들을 모으고, 흔들리지 않고 계속 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고민을 계속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멀리서 찾기보다는 나에게 찾기로 했다.


그럼 난 탈임상을 왜 할까?!


[대학병원이 너무 싫습니다.]


제가 탈임상을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게 싫습니다. 성격상 모든 곳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넘어갑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하루하루가 싫었습니다. 성격의 파동이 크지 않지만, 병원에서 일할 때는 우울과 분노가 저를 지배했죠.


병원에 잘 적응해 보려, 출퇴근길에 스스로를 달래 봤습니다. 하지만 왜일까요? 그럴수록 계속 서럽고, 우울하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싫은 것을 인정하고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처음에 생각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이유들이었죠.


'담당교수와 잘 맞지 않는다.', '사람을 너무 많이 상대한다.', '매 순간 급박함의 연속이다.', '근무환경이 정신없다.', '출퇴근이 너무 힘들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멈추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간호사를 하지 않아도 다 아는 이유였으니깐요. 그래서 이렇게까지 싫은 '진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싫은 이유를 찾기 위해, 싫어하는 것들을 찾기로 했다.]


마음속 깊은 곳의 '진짜' 이유를 찾는 것은 힘들었습니다. 당장은 답이 나오지 않았죠. 그래서 일상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싫어하는 것들에 집중해 보기로 했죠. 주 4회 가는 '크로스핏 박스'에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가서 보니, 1시간도 안되어서 다 찾았죠. 싫어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운동하는 곳에서 자리 차지하면서 떠드는 사람들, 운동하러 와서 대충 하는 사람들. 왜 저럴까 싶고 너무 싫었습니다.


친구들과 만남에서도 싫은 것이 보이더라고요. 약속 시간에 늦고 당당한 친구들, 대화하는 것도, 핸드폰을 보는 것도, 밥은 먹는 것도 아닌 이것저것을 다 하는 친구들. 다른 곳에서도 이 틀을 벗어나지 않더라고요.


[싫어하는 걸 찾으니, 내 가치관이 보인다.]


제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2가지가 있더라고요. 첫 번째, 다른 사람의 시간, 에너지 그리고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 만나서 멀티플레이를 하는 친구들, 약속 시간에 늦어도 사과 한마디 없는 친구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 친구들, 운동하는 곳에서 자리 차지하면서 운동 방해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싫은 이유는 본인만 중요하고, 다른 이의 시간, 에너지, 감정을 존중하지 않아서입니다.


두 번째,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 운동하러 와서 대충 하는 사람들이 싫은 이유였죠. 자신의 시간을 내서 왔지만, 더 나아가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싫었습니다. 평소에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죠.


다른 사람들에겐, "그게 왜 화가 나?"라고 생각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에 왜 이렇게 싫은 감정을 느끼고, 분노를 느끼는지 생각했죠. 저에게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싫어하는걸 180도 돌려 생각하면 내 가치관인 게 아닐까?!


그렇습니다. 무엇인가 싫다는 것은 제 가치관과 맞지 않다는 것이죠. 그러니 180도 다르게 생각하면 가치관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2가지 가치관이 나오더라고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나아진다.


내 시간, 에너지, 감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다른 이들의 시간, 에너지, 감정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서로 존중해줘야 한다.

[대학병원 간호사가 싫은 진짜 이유]


가치관을 찾으니 그동안의 벽이 다 무너졌습니다. 실타래 풀리듯이 하나씩 풀리더라고요. 대학병원 생활은 저의 가치관과 맞지 않았습니다. 매번 일을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하는 게 좋은 간호인가?


나는 여기서 더발전할 수 있을까?!


환자에게 간호를 통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는 행위가 환자 건강에 큰 영향을 주고 싶었죠. 더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었고, 일을 통해 인간으로서도 성숙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매 번 일을 할 때마다, 일을 통한 성장은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일을 통한 성장이기보다는, 일을 해치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학 때 공장에서 포장 알바를 할 때처럼, 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이요.


그래서 탈임상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많은 알바, 간호사를 할 때처럼 일을 해치운다기보다, 오늘 하루빨리 지나가고 퇴근하고 싶다기보다, 일을 통해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저로 인해 다른 이도 이전보다 더 성장하기를 바랐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숨기지 마세요.]


그래서 '탈임상학교'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교육생들이 저와 비슷했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간호사라는 이유로, 간호학과를 나왔다는 이유로 그 틀에서만 탈임상을 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내가 누군지 '정확히' 알기 바랍니다.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바랍니다. 그리고 일을 통해 행복하고 성장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간호사가, 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숨기고, 감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하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댓글로 이 질문에 꼭 답변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지금의 제가 이렇게 사는데, 첫 시작점이 되는 질문이었습니다.


산업간호사, 지역사회간호사, 보건관리자, 제약회사...
병원 밖에서 진정으로 꿈꾸는 삶인가요?!

From Nursing to New Begin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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