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Nursing to New Beginnings : 탈임상학교 4
첫 퇴사한 지 2년이 넘었네요. 그 2년 동안 3번의 퇴사를 더 경험했습니다. 퇴사를 할수록 느껴지는 것은 불안감이 사라지는 것인데요. 생각보다 퇴사하면별거 없기 때문입니다. 밥 똑같이 먹고, 똑같이 공부하고, 똑같이 운동하고 비슷한 삶이죠. 갑자기 드라마틱한 우울이 찾아오거나 변화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인생에서 첫 퇴사를 겪었던 2년 전에는 정말 불안했습니다.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떨어지는 현금을 보면서 불안감을 이겨내지 못했죠. 결국 좋지 못한 판단을 했던 것 같네요. 지금은 불안보다는 여유가 조금 더 많습니다. 퇴사도 경력직이라 그런가 봐요. 여유 있게 하루하루를 꽉꽉 채워, 해야 할 일들을 하죠. 이직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고, '탈임상학교', 'TrainWithGPT'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탈임상을 하시게 되면,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퇴사를 경험하고 공백기가 생길 건데요. 그 공백기를 잘 보내실 수 있도록 경험을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4번째 퇴사를 한 지금, 병원 밖에서 공백기를 잘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2년 전 퇴사할 때를 생각해 보면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배를 타고 가다가 폭풍을 만나 무인도에 떨어져, 삶을 영위하다 지나가는 구조선을 발견한 기분?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 그때 뿜어져 나오는 호르몬들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오랜만에 잠도 푹 자고, 더 이상 괴롭하게는 사람들도, 외로움도 없었죠. 오랜만에 혼자 카페도 가고, 시간이 쫓기지 않고 운동도 하고, 친구도 만났죠. 바쁘게 살아온 대학생활과 병원생활에서 느끼지 못했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알았던 걸까요? 이런 시간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미친듯한 불안감이 찾아왔습니다. 여러 생각이 들고 불안감은 떠나지 않았죠. 가장 큰 불안감은
이러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면 어쩌지?!
다시 간호사를 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었죠. 변화가 필요했고, 간호사를 다시 하지 않으려면 이전과 달라져야 했습니다.
변화가 필요했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에 대해 정말 모르더라고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무엇을 좋아하나? 간호사가 아닌 난 뭘까?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하려고 노력했죠. 결론은 굉장히 슬펐습니다.
전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간호사 면허증 없이 나로서 살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했습니다. 커리어 적으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죠. 대학 다닐 때, 다른 학과처럼 외부활동을 많이 한 것도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좋아하는 것은 축구와 크로스핏이었지만, 이것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죠.
그래서 시작한 게 독서와 글쓰기였습니다. 저에 대해서 먼저 정확히 알아야, 어떤 커리어로 삶을 채워갈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교보문고를 갔고, 책장은 2가지 종류의 책으로 가득하게 됩니다. 자기 계발서와 돈과 관련된 책들이었죠.
자기 계발서는 저에 대해 알고 싶었기 때문에 일단 무작정 읽었습니다. 심리학 책들도 좀 읽기는 했지만, 자기 계발서가 질문에 대해 생각하기도 좋고, 삶을 돌아볼 때도 좋았던 것 같네요. 돈과 관련된 책들은, 자본주의에서 돈에 휘둘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 삶을 사니, 돈에 대해서 제가 끌려가는 삶을 산다고 생각했죠.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삶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조금은 편안할 것 같았거든요.
제 나이가 글을 쓰는 시점에서 30살도 되지 않았습니다.(만으로 하면 더 적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삶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시기였습니다. 생각의 깊이가 정말 깊어졌고, 시야도 넓어졌습니다. 하지만 성장했다는 것이 현실에서의 삶의 발전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현실은 여전히 무직이었죠.
이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시기였죠. 나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직업,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제 삶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어, 어떤 커리어를 가져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내면은 성장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다시 불안이 찾아왔고, 놀지도 않고 열심히 산 지난날이 부정되는 것 같았습니다. 빠르게 돈부터 벌어야 할 것 같았고, 돌이켜보면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 같네요. 운영하는 SNS도 빠르게만 하려고 했던 것 같고요. 그렇게 2번째 퇴사를 하였고, 운영하는 플랫폼도 방향성을 잃고 중단되었습니다.
2번째 퇴사를 하고 이직을 준비했습니다. 퇴사를 마음먹고 3개월 동안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 경험을 쌓기도 했죠.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회사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조금씩 생기니 많은 기업에서 면접을 보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말 많이 탈락했지만 느낀 점도 많았죠.
면접에 가서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살았고, 성실하고, 들어오시면 정말 일 잘하실 것 같습니다.
어딜 가시든지 잘하실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걸리는 게 있다면, 직무와 연관된 결과물이나 경험이 없다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저희가 원하는 능력을 발휘해 주실 수 있을지가 걱정이에요.
같은 말을 계속 들으니, 나의 상태를 인정하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물도 없었고, 실무경력도 없었기 때문에 이부터 해야 할 것 같았죠. 병원과 비교하면 정말 낮은 급여를 받았고, 급여를 메꾸기 위해 투잡을 뛰었습니다. 현재는 경력도 쌓고, 이런저런 능력을 쌓고 3,4번째 퇴사를 하였고, 열심히 5번째 회사를 찾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첫 회사인 대학병원을 제외하고 다른 회사는 다 간호사와 관련이 없었습니다. 공인중개소에서 중개보조원으로, 그룹 pt센터에서 프리랜서 코치로, 골프회원권거래소에서 바이럴마케터로 활동을 했죠. 매 번 이직을 하면서 불안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너스케입은 그룹 pt에서 코치로 근무하기 전까지만 좀 들어간 것 같네요.
아무리 간호사가 아닌, 의료계통이 아닌 일을 하기로 마음먹어도, 조금이라도 쉬운 방법이 면허증을 활용하는 것이죠. 간호사 외에 직무가 없는 절 찾아주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가 않습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불안하실 수 있고, 간호사를 할까, 면허증을 살려볼까 유혹이 강할겁니다.
이때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해본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도 모든 일을 할 때, 심지어 삶의 모든 것에서 이 방법을 사용합니다. 바로,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현재만 보는 것이죠.
미래를 생각하면 자꾸 불안합니다. 아 취직해야 하는데, 근데 내가 지금까지 한 포트폴리오는 이 정도, 언제까지 취업하려면 지금 이 정도는 해야 하는데, 결과물도 없고 어쩌지? 이렇게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현재 눈앞에 과정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눈앞에 해야 할 것만 집중하면, 결과물도 차곡차곡 쌓이고, 하루를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불안감도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현재와 미래를 자꾸 연결시키는 것은 삶의 큰 틀에서는 필요하지만, 이직 같은 결과를 내야 하는 부분에서는 불안감만 키우더라고요.
현재,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 눈앞에만 집중해 보세요. 저의 경우 지금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연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글이 추후에 탈임상학교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고, 이직을 도와주고, 조회수가 터지고,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는 이 과정과 감정만 집중하고 있죠.
불안하고, 두렵고,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경험자로서도 알고 있고요. 하지만 이겨낼 수 있고, 그리 멀리 있지도 않습니다. 천천히 지금의 과정에 집중해 보세요. 000 선생님이 아닌, 나로서의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불안하시면, 여기서 댓글로 저랑 소통해도 좋을 것 같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