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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탈임상학교 Jun 28. 2024

탈임상을 하고 가장 많이 들은 질문 1위

From Nursing to New Beginnings : 탈임상학교 6

하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탈임상을 하기 전 하기 싫은 게 있었습니다. 바로 '간호사'였죠. 지금이야 하고 싶은 게 생겨서 도전하고 있지만, 탈임상을 막 생각하던 때에는 하고 싶은 것이 딱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하고 싶은 게 있으신데 아직 도전하지 않으시고 간호사로 근무를 하고 있으시는 선생님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혹은 하기 싫은 간호사를 억지로 하고 있으실 것 같네요. 어떤 이유던지 왜 도전하지 않으시나요? 왜 좋아하는 걸 찾지 않으시나요?


[그동안 공부한 게 아깝지도 않아?]


혹시 면허증이 아까워서 그러신 거 아닌가요? 실제로 이 말은 제가 간호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 병원을 퇴사한다고 했을 때, 그리고 다른 직군에서 일을 할 때 매일 듣던 말입니다. "4년 동안 그 많은 양을 공부하고, 1000시간의 실습한 게 아깝지 않아?", "그래도 어렵게 간호사가 되었는데, 왜 그걸 활용하지 않는 거야?" 제가 들은 말의 대부분은 이 바운더리에서 형성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내가 뭘 하든지 무슨 상관일까?"라는 생각이었죠. 면허증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왜 다들 퇴사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조금은 답답함도 있었죠. 하지만 친한 동기들, 그리고 퇴사를 원하지만 계속 다니는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면허증을 아까워하시는 분들 굉장히 많더라고요. 굉장히 많다는 것을 넘어 대부분이었습니다.


'탈임상학교'를 계획할 때 탈임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어떤 키워드를 검색할지 궁금해 조사를 해보니, 연관 키워드 조회 결과 산업간호사, 보건관리자, CRA, 간호사 이직, 보건관리자 채용 등 간호사 면허증을 살리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정말 어렵게 공부하고, 어렵게 된 간호사 면허증을 포기하고 싶지 않으신 분들이 많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죠.


[지식이 어디 도망가나요?]


면허증을 살리고 싶어 하시는 분들에게 질문을 하나 드려보죠. "면허증을 활용하지 않으면, 지식이 머리에서 도망가나요?"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간호사는 정말 배우는 게 많고, 모든 지식은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지식을 활용할 순간들이 많죠.


좁게 보면 어떤 질병의 메커니즘, 치료, 그리고 그에 맞춘 간호와 예방 등을 배웁니다. 병원에서 하는 업무가 그렇기 때문이죠. 하지만 조금 넓게 보면 인간에 대해 배웁니다. 해부학, 생리학, 그에 따른 메커니즘, 정신, 심리, 사회활동 등 정말 인간에 대해 다 배우고 나옵니다. 근데 면허증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전혀 이 지식을 사용할 수 없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식은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간호학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인간은 움직이도록 설계된 동물'입니다. 이는 제가 직접 정의를 내린 거죠. 그리고 간호학을 공부할 때도, 병원에서 근무를 할 때도, 심지어 지금 다른 것을 준비할 때도, 모든 것을 볼 때도 이 정의를 활용하죠. 


예를 들어 정신 분야에서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인간은 움직이도록 설계된 동물이다.' 이 정의에서 시작하면 정신을 움직이는 것 무엇일까요? 복합적인 작용이 서로 맞물려 있겠지만 일단 뇌를 움직이야 합니다. 뇌를 움직인다는 것은 결국 '생각'을 의미하죠.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누가 더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할까요?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일에서도 이 정의를 활용합니다. 제가 지금 만들고 실험 중인 'Train With GPT'를 예로 들어보죠. 이 서비스는 GPT로 나만의 크로스핏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입니다. 맞춤형 크로스핏을 만들어서 자신에게 적합한 운동으로 발전하는 거죠. 그래서 마케팅 메시지도 'My training, My progress'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도 가장 밑바닥에 있는 뿌리는 저 정의입니다. 스스로 생각하여 나의 장점, 단점을 분석하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그에 맞춰 프로그램을 제작해 실행하고, 피드백을 하여 다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이 서비스입니다. 정신을 움직여 생각하고, 나만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몸을 움직여 운동하고, 다시 생각해서 피드백을 제공하고, 다시 운동하고. 저 정의에서 벗어나는 게 있나요? 그리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형성할 것입니다. 사회적인 움직임까지 가져갈 수 있죠.


[면허증보다 더 넓게 보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식은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넓게 봐야 합니다. 우리가 배운 지식은 정말 사용할 곳들이 많습니다. 면허증 하나로 규정하기에 너무나도 방대한 지식입니다. 그리고 지식은 사용하기 나름입니다.


그리고 조금만 더 잘 생각해 보면, 면허증에 국한되지 않은 삶이 더 이득입니다.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기 때문이죠. 아까 검색결과 보셨죠? 면허증에 국한되면 위에 조회 결과가 다입니다. 하지만 넓게 생각하면 우리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깝지 않으신가요? 저희가 받은 그 종이 한 장 때문에 삶을 좁혀 사는 게 아깝지 않으신가요? 진정으로 탈임상을 원하신다면, 이 생각부터 벗어나셔야 합니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라보셔야, 진정으로 원하는 걸 찾을 수 있습니다.


선택은 자유십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있어 옳고 그름은 절대 없습니다. 다만 사고의 과정에서 면허증 때문에, 그 사고가 좁혀지는 것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리고 저는 제 삶을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아, 면허증이 없다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20살 입학 전으로...]


20살 입학 전, 동기들도 만나지도 않았고, 면허증이 없는 상태라고 가정해 보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 전 그때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내 돈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죠. 그래서 수능 끝나고 바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 같습니다.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가하고 싶은 게 뭔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하고 싶은 게 분명 있을 것입니다. 제 친구의 경우 화장이 너무 하고 싶어서,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가지 않아도 화장을 하고, 나갈 이유를 굳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피곤하긴 했지만...


하고 싶은걸 꽁꽁 싸매고 면허증 뒤에 숨기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절대 행복도 찾아오지 않을 겁니다. 내가 주체가 아닌 삶은 절대 행복하지 않습니다. 이것만은 진리죠. 탈임상을 정말로 꿈꾸신다면, 면허증이 없이 살 생각을 하고 찾아보세요. 사소한 거라도 좋습니다. 그 사소한 것부터 탈임상의 시작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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