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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ving May 21. 2024

딸아, 삶이 너를 속일 땐? 엄마표 치킨!

인생은 내 마음 같지 않다

원하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 전 세계 출판시장에 베스트셀러가 그리 많은가 보다. 대단한 무언가를 바란 적도, 큰 욕심을 내어 본 적도 없다. 언제 하나님께서 부르실지 모르니 받은 것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최선을 다해 살았고, 그렇게 살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그래서 그리 큰 기대나 바라는 것이 없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려고 노력하며 살뿐이다.


인생은 BCD (Birth-Choice-Death)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이라는 '점 (dot)'들이 모여 만들어진 '선 (line)'과 같으니, 순간의 선택이 '선'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래서 결정이 참 힘들 때가 있다. 아니 결정이 힘든 게 아니라 결정을 한 후 결과로 만들어진 '선'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힘들다.  

나와 달리 딸은 내성적이고 감성적이고 예민하다. 마음도 여리고 무언가를 결정하고 행동하기까지 신중하고 침착하다. 즉흥적이고 의사결정이 빠르며 변화에 적응을 잘하는 나는, 딸이 나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알고 있었다.  딸이 고등학교 졸업할 때에야 MBTI와 4 MAT 결과를 보고서 나와 정반대라는 걸 알아챘으니 나의 둔함과 무관심이 참 무섭다. 이런 엄마를 견디는 것도 쉽지 않았을 딸이, 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 결정도 쉽지 않은데 힘들게 마음먹고 시작한 일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 세상, 그래서 때로는 시작 자체가 의미가 없게 느껴질 것이다. 50을 넘은 나도 지난 결정이 가져온, 예상하지 못한 삶의 진행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제 겨우 20대 초반의 섬세한 딸은 오죽할까 싶다. 그렇다고 도와줄 수도 대신해 줄 수도 없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늘 믿고 격려해 줄 뿐.


! 치킨으로 스트레스를 날리자

생각 같지 않은 순간, 예상치 못했던 '선'의 한 획을 접하는 날엔 무언가를 아작아작 씹거나 뜯는 것이 때론 해결책이 된다. 지난달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내 손으로 치킨을 만들었다. 이게 된다니,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비닐봉지에 전분 가루와 닭봉을 넣고 흔들어 퀀Ti  프라이팬에 넣기만 했는데 정말 아삭아삭한 치킨이 완성되었다. 짭조름하고 바삭한 치킨을 한 입 베어 무니 빠삭! ASMR이라도 찍고 싶을 만큼 바삭하기 그지없다. 귀와 입에 퍼지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졌다. 왜 유튜브에서 ASMR을 듣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딸아.  시험을 망쳤거나 면접에서 떨어졌거나 누군가에게 거절당했을 때, 우리 같이 치킨을 "빠삭~' 소리가 나게 뜯자. 닭다리 뼈만 남을 때까지 짭조름한 치킨을 먹으며 수다를 떨어 봅시다. 그리곤 다 잊고 점 하나를 더 찍었다고, 그래서 선 (line)이 점만큼 길어졌다고 스스로 대견하다고 칭찬합시다.

 그렇게 오늘도 조금 더 성장했습니다.


 [ 교촌 치킨 ]
   (재료) 닭봉 2 pack,  감자 전분, 포도씨유, 새싹 채소, 퀸 Ti 대형 프라이팬
   (소스) 간장, 설탕, 식초 각 2T (1:1:1 비율)


1) 닭봉은 씻어서 소금, 후추 약간 뿌려 밑간을 해 둔다. 키친타월을 깔고 닭봉을 놓고 위에서 눌러 물기를 제거한다


2) 비닐봉지에 감자 전분을 넣고 물기를 제거한 닭봉을 넣고 흔들어 전분을 고루 묻힌다.


3) 퀸 Ti 대 프라이팬에 포도씨유를 닭봉이 1/3 정도 잠길 정도로만 넣은 후 닭봉을 차곡차곡 넣는다. 이 요리의 포인트는 기름을 예열하지 않고 소량의 기름으로만 치킨을 튀기기.


4) 뚜껑을 덮고 센 불로 180 정도를 유지한다. 지글지글 튀겨지는 소리가 줄어들 때까지 뚜껑을 열지 않는다. 소리가 잦아들면 뚜껑을 열고 앞뒤를 뒤집고 붙어 있는 닭봉은 살살 떼어놓은  , 불의 온도를 낮추고 뚜껑에 맺힌 수분을 닦아 덮어둔다. 지글거리는 소리가 줄어들면 뚜껑을 열고 치킨이 노릇하게 튀겨질 때까지 수분을 날린다. 튀겨진 닭봉은 키친타월에 올려 둔다.


5) 간장, 식초, 설탕을 웍에 넣고 살짝 끓인 후 튀겨진 닭봉을 넣고 소스에 살짝 조려준다. 접시에 담고 가운데 새싹채소를 올려주면 완성.

오늘 저녁에 요리해 보세요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추천 요리 #교촌치킨 #바삭 소리로 스트레스 bye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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