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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Jun 01. 2023

중국 회사 주가를 10배 이상 올린 한국인의 영향력

순식간에 적자에서 흑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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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로 이사 후 대표님도 이사님도 각자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나 또한 독립하게 되었지만 나의 출근시간은 예전보다 더 빨라졌다.


두 분과 함께 살 때는 7시 반에 출근했다.

회사 도착시간 기준으로 7시 반이었다. 그러나 대도시로 이사를 한 후 나의 출근시간은 6시 반이었다. 사옥으로 이사를 간 후 건물 전체를 쓰다 보니 1층에 경비원이 있었는데 그가 문을 여는 시간은 7시부터였다. 매일 아침 회사에 도착하면 자고 있는 그를 깨워 문을 열어달라고 해야 했다.


두 분과 함께 오랜 시간을 살다 보니 출근을 남들보다 일찍 하는 것이 몸에 베여있었고 일찍 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침부터 붐비는 교통편에, 사람들에 끼어 출근하는 것이 불편했고 회사 1층에서 줄을 서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불편했다. 나는 항상 여유 있게 출근하여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졌고 그 시간이 가장 집중이 잘되어 좋았다.


6시 반에 회사에 도착하면 한국 소식을 네이버를 통해서 보았다.

중국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넷플릭스 뭐 되는 게 하나도 없었기에(해본 적이 없으니 그게 어떤 재미인지도 몰랐다) 대부분은 네이버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했다. 어느 정도 뉴스기사를 보고 책을 읽고 있으면 8시쯤 되어 이사님이 오셨다. 대표님의 출근 시간은 8시 전후였는데 오시면 회사 전체를 한번 쭉 둘러보셨다. 누가 출근했는지를 보셨는데 대표님에게 출근을 얼마나 일찍 하느냐는 그 사람의 근무태도로 보셨고 지각은 용납하지 않았다.


부사장님이 한 브랜드의 '대표'가 되고 난 뒤로 더 큰 능력을 더 발휘하셨다.

전에 있던 브랜드에서는 부사장이었기에 타 부서의 의견을 신경써야했고 반대되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신규 브랜드는 모든 부서가 대표님 아래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모든 부서에 업무 지시를 할 수 있었다. 그 전 브랜드에서는 방향성과 내부 단합에 힘썼다면 이번 브랜드에서는 방향성과 내부 단합은 물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 (상품은 말할것도 없다)


우리 브랜드의 팬을 만들어 보자.


라는 대표님의 말씀에 따라 우리는 어떻게 팬을 만들지를 고심했다.


가장 처음 했던 건 전국 유명 쇼핑몰의 초상부(招商部 - 상인을 모으는 팀? 한국어로 정확히 어떤 단어라고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으나 풀어 해석하자면 쇼핑몰에 들어오는 브랜드 관리팀이라고 할 수 있겠다)와 관련된 임원들을 팬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는 중국 북방지역부터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베이징과 동북 3성의 유명 쇼핑몰 초상 관련 임원들에게 각 지역 영업팀을 통해 연락을 돌렸다. (각 지역 영업팀은 당시 그룹 소속이었다가 훗날 인원을 차출하여 우리 브랜드 지역 영업팀으로 편입되었다)


약 10명 정도 되는 북방지역 유명 쇼핑몰 임원들을 한국으로 초대했다.

이 일정에는 대표님을 비롯하여 몇 안 되는 한국어와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들이 동석했고, 큰 계획과 동선은 대표님이 짜고 세세한 내용들은 주로 내가 맡았다. 그들이 타고 다닐 버스는 15인승 정도 되는 고급 리무진 버스로 대여했고 숙소도 5성급 호텔 1인 1실로 잡았다. 모든 저녁식사는 서울의 유명한 식당에서 했는데 청담동의 소고기 집이라던가 63 빌딩의 높은 층에 있는 코스요리 레스토랑이라던가, 나도 생전 처음 가본 곳이 많았다. 대표님은 63 빌딩 만찬 때 그룹의 회장님도 초대했는데 회장님은 전용기를 타고 중국에서 넘어와 식사를 하고 가셨다.


신규 브랜드는 한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브랜드였다.

그들과 함께 한국의 우리 브랜드 매장에 방문하여 한국에서는 이렇게 잘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 중국에서도 이런 느낌으로 브랜드를 전개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여러 쇼핑몰을 다니며 한국의 쇼핑몰과 백화점은 어떤지도 보여주었고 남산타워, 명동 등 서울의 유명한 곳을 관광하기도 했다. 거기다 K-POP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한국의 유명 엔터테인먼트 회사에도 방문하여 관람하기도 했다. 녹음실도 가보고 연예인들이 사용한다는(혹은 애장 하는) 것들도 구경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 모든 비용은 우리 회사에서 지불했다.

그들은 이런 대접은 처음 받아봤다며 한국에서의 시간을 굉장히 만족하고 중국으로 돌아갔고 우리 브랜드의 입점을 허락했다. 또 우리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여러 쇼핑몰에 하게 되면서 많은 쇼핑몰에서 우리 브랜드가 입점하기를 희망했다. 그것도 아주 좋은 자리에.


매장 수를 늘림과 동시에 브랜드 런칭쇼를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 펼쳤고 브랜드 쇼에는 한국의 유명 연예인, 중국의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을 초대했다. 또한 2선 도시에서도 중국, 한국 연예인들을 초청하여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심열을 기했다.


대표님의 이러한 노력들로 우리 브랜드는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아졌고 매장은 짧은 시간 내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와중에 대표님은 '팬 만들기'의 두 번째 계획을 선포했다.

1차 한국 방문은 쇼핑몰의 임원들이었다면 두 번째는 실제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었다. 우리가 처음에 북방지역을 타깃으로 브랜드를 전개했고 그 지역에서 우리 브랜드는 꽤나 성공적으로 전개하고 있었다.  이렇게 브랜드가 승승장구하자 단골 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신규 브랜드임에도 우리 브랜드가 좋아 일주일에 한 번씩 매장에 방문하여 구매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이런 VVIP 고객들에게 좀 더 우리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하고자 그들을 위한 2차 한국 방문을 계획하게 되었다. 


회원으로 등록된 고객의 리스트를 토대로 구매금액 상위 1% 정도의 고객들 중에서도 약 30명 정도의 고객을 뽑아 한국 방문 일정을 잡았다. 1차 방문과 마찬가지로 한국에 있는 우리 브랜드 매장 방문과 더불어 서울 주요 지역 관광을 진행하였고 좋은 호텔, 좋은 식당에서 숙박과 식사를 하였는데 이 시기는 겨울이었기에 한국의 스키장에 방문하는 코스까지 잡게 되었다. 2차 방문의 모든 비용 또한 회사에서 지불했다. 그리고 그들은 중국으로 돌아가 더 많은 팬들을 만들었고 매출은 나날이 늘어갔다.


전에 있던 브랜드에서도 매년 목표치의 100% 이상을 달성했었는데 이번 브랜드의 성장 속도는 그전 브랜드의 2배였다. 3년 정도 적자를 예상하고 시작한 브랜드였는데 2년도 되지 않아 흑자가 나자 그룹에서는 난리가 났다. 신규 브랜드의 승승장구로 그룹의 전체 매출은 크게 상승했고 그룹에서는 '多 브랜드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으며 유럽의 여러 유명 브랜드가 속한 모 그룹을 인수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고 훗날 이 유럽의 그룹 인수설은 현실이 되었다. 그룹의 규모는 더욱 커졌으며 그룹 전체매출은 중국 내 업계 1위가 되었다.


이런 성장을 토대로 그룹의 주가는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대비해 10배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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