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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은희 Oct 17. 2023

저물어 간다는 것

번지는 노을처럼

찬란하게 떠오르는 해도 아름답지만, 뉘엿뉘엿 지는 해도 참 아름답다. 무엇이든 잘 될 것 같았던 청청한 20대가 지났고, 학업에 일에 치이며 30대가 흘렀다. 40대의 중반까지 살고 보니 세상 욕심부린다고 일이 되는 건 아니란 걸 알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도 관대함을 가져야 한다. 나를 사랑하고 아껴야지,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한다. 급할 것도 없다. 천천히 돌아갈 줄도 알아야 하는 나이다. 무조건 나를 닦달하며 벼랑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서서히 번지는 노을처럼 내 안으로 침잠하는 시간도 귀히 여겨야 한다. 번지는 노을처럼 내려가는 중이다. 한땀 한땀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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