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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몌 Mar 13. 2024

산다는 것



"산다는 게 뭘까?"

"산다는 건 죽지 않는다는 거야."


남편에게 농담 삼아 연달아 던진 말이다. 처음에는 그저 말장난처럼 웃으며 한 말인데, 나중에 곱씹어보니 이 말이 너무도 와닿았다. 산다는 건, 죽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것임이 분명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사는 것'에 대해서 주로 생각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한 번 주어지는 삶을 잘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 사람은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게 되고, 이왕이면 후회가 남지 않도록 살기 위해서 노력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지, 미래를 위해서 내가 현재에 얼마나 많은 것을 투자하는 것이 좋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러나 한 번쯤은 더 나은 삶에 대한 것보다 삶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살아온 시간들, 지금 이 순간, 잡히지 않을 것만 같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는 시간도 정말이지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추억에는 결코 무시하지 못할 힘이 있고, 인생의 길목에서 만난 시간, 공간, 존재들은 죽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미래는 반드시 온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기에 이 모든 것들은 그저 흘러가기엔 소중한 생각의 대상이다.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오래된 과거, 마주하고 있는 현재, 그리고 조금은 막연하지만 분명히 다가올 미래에 관한 것이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것이 너무도 많은 입장에서 모든 이야기를 쓰기엔 나 자신이 너무 부족하기에,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그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에 관한 사소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글을 쓰는 내내 나와 나의 사람들, 나의 사람이 될지도 모를 모든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언제나 같은 마음이다. 모두가 죽지 않고 살아있기를, 혹 그저 살아내는 한이 있더라도 꼭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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