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호
ㅣ오늘의 작가ㅣ
① 필명을 '돌멩이'로 정한 이유
돌멩이같이 동글동글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② 발간될 글
저는 패배자입니다 ㅣ 2월 8일
③ 에디터가 꼽은 한 문장
"나는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결국 빈손으로 방에서 나왔고, 뭐라도 해보려고 방바닥을 기어다니던 친구는 여전히 방바닥을 기어다니고 있다. 그는 '실패자'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나는 '실패'라는 숭고한 단어도 붙일 수 없는 비굴한 인간이었다. 난 뭐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패배자'다."
ㅣ오늘의 사진ㅣ
초등학교 때까지는 혼돈이 무엇인지 몰랐고, 노력하기만 하면 꿈으로 향하는 사다리가 척척 놓아졌다. 성취의 경험들은 삶의 질서로 정립되어 엄청난 자신감을 주었다. ‘하면 된다’라는 생각은 장밋빛 미래를 현재로 계속 당겨왔고, 이미 꿈을 이룬 것 같은 긍정적인 착각을 하게 했다.
인위적인 우연 2 - 창세기 / 강아름
누구의 것인지 모를 뒷산의 초입에 있는 의자 아닌 의자에 걸터앉는다. 이미 같은 눈물을 많이 흘려서인지, 눈물조차도 더 이상 허락하지 않는 무력감 때문인지, 그날따라 울지도 않았다. 단지 무표정하게 나라는 캔을 더 찌그러뜨렸다. 나를 더 작게 작게 압축해서 봉투에 담겨도 아무도 모를 정도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 강아름
그러니까, 영화를 한다는 건, 보이지 않는 못과 보이지 않는 망치를 찾아 벽에 박는 일과 같다. 영화감독 지망생들은 ‘못을 잡고 망치질이 제대로 되기만 하면 어느 순간부턴 쉬워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방바닥 어딘가에 있는 망치와 못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대부분은 둘 중 하나를 찾지도 못하고 포기한다. 간신히 찾은 이들도 못을 벽에 박으려다 다치기도 하고, 벽에 망치질하기도 하고, 못을 떨어뜨려 다시 방바닥을 뒤지기도 한다.
저는 패배자입니다 / 돌멩이
여기서 우리는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울 때는 질문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떠올려야 한다. 잘 사는 것, 좋은 삶이 무엇인지 질문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내 삶을 어떻게 해야 내가 잘살고 있다고, 좋은 삶이라고 느낄지를 질문해야 한다. 좋은 삶은 정해져 있지 않다. 의미 있는 삶이라는 것은 없다. 우리는 우주의 먼지이고, 우연의 산물일 뿐이다. 오히려 그래서 좋은 삶은 내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다.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가 / 강아름
등대가 비추는 빛(질서)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고 오직 어둠만이 가득한 바다(혼돈)만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어딘가를 향해 헤엄쳤던 것은 사실은 단지 떠 있기 위한 것이었고 그걸로 충분한 것이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 강아름
2025년 2월호
2월 8일 (토)
신작 에세이
저는 패배자입니다ㅣ돌멩이
2월 15일 (토)
연작 에세이
인위적인 우연 2 - 창세기ㅣ강아름
2월 22일 (토)
신작 에세이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가ㅣ강아름
2월 23일 (일)
신작 에세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ㅣ강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