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국가 이스라엘(존 로즈), 팔레스타인의 눈물(아시아문학선), 아! 팔레스타인1, 2(원혜진), 바시르와 왈츠를(아리 폴만 공저), 팔레스타인(조 사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역사를 알기 위해 짧지 않은 기간에 걸친 고민이 필요했던 만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더욱이 우리 한국인, 특히 과거 6, 7, 80년대에 초중등 교육을 받았던 세대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선입견 속에 빠져 들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것은 거의 세뇌교육에 가깝게 우리들의 머릿속에 이스라엘이 미화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공부하면서, 그들의 문제가 어디서부터 유래하게 되었는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원인 속에 답도 있을 거란 짧은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알레고리를 쓰게 되었다.
류대인과 류럽이라는 이름을 가진 형제는 같은 학교에 다닌 지 2천 년이 넘었다. 이 두 형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아버지(여기서 두 형제는 의견이 갈라지기 시작)가 달랐고, 그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이유로 류럽이가 류대인을 박해하기 시작해서 각종 왕따, 괴롭히기, 신분상의 불이익을 주었다. 심지어 학교에서 보란 듯이 집단 몰매를 가하기도 했다.
그랬던 류대인이 이사 간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도 저 멀리 떨어진 황무지 벌판으로 간다고 하니,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에게 죄를 용서받겠다는 심정으로 각종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류대인이 새로 이사 간 지역의 학교 이름은 팔레스타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미국이와 영국이라는 덩치 큰 애들이 나타나서 류대인이를 부추겼다. 이 학교의 짱을 만들어주겠다고, 일진들을 다 불러 모아, 손손에 각종 무기를 들려주고, ‘너희들이 당한 만큼 이 동네 애들한테 갚아주라’로 꼬드겼다.
류대인이는 미치듯이 날뛰었다. 지난 2천 년간 받았던 각종 수모와 불쾌한 눈빛들을 한 번에 몰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당한 것은 열 배는 돌려줘야 한다는 모토를 만들어 일진들을 교육시켰다. 전에 다녔던 학교에 있던 일진들도 우대 조건으로 죄다 불러 모았다.
그러는 사이 미국이와 영국이는 이쪽저쪽 모두에게 무기를 팔아먹고, 학교의 자산들을 하나씩 점유하면서 막대한 이권을 획득하게 되었다. 류대인이가 폭풍 성장하면서 이제 그 이권들을 공유하면서 팔레스타인 학교의 도려낼 수 없는 병적 존재가 되어 버렸다. 미국이도 영국이도 이제 류대인이의 질주를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 사이, 팔레스타인 학교에 다니던 선량한 아이들이 학교에서 쫓겨나, 가자라는 학교에 강제 수용당했다. 가자에 다니던 아이들이 다시 류럽이 동네로 넘어왔다. 류럽이네 동네에서 가자의 아이들이 새로운 문제를 학교에서 일으켰지만, 류럽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들의 원죄와 덩치 큰 두 명의 애들이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팔레스타인 학교 주변의 동네들은 예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동네들의 경제적 수준은 형편없었고, 더욱이 가부장적 문화는 남의 일에 나서기를 극도로 싫어했다. 여러 봉건적 제약이 많은 주변 동네였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옆동네에서 벌어지는 류대인의 악행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불의 부정한 태도였다.
가자의 아이들은, 주변 동네 어른들의 이런 태도에 너무 큰 낙담을 하여 스스로 싸움동맹을 만들어, 세력을 규합하고, 자신들의 처지와 희생을 널리 알리는 데 전력을 다 했다. 그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들 앞에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류대인이의 일진 조직은 류럽이네 학교에까지 이미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에 류대인이가 그들에게 몰려오는 것을 류럽이네 아이들은 극도로 싫어하면서, 동시에 두려워하는 실정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