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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김영하, 문학동네

by 별사탕


김영하는 개성 있는 소재로 깔끔하게 정리된 이야기를 잘 쓰는 소설가다.


한국인의 디아스포라 개념으로 쿠바이민사를 보다가, 그의 '검은 꽃'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건.... 한마디로 김영하가 아니다. 이야기도 실패하고 서술자의 시점이나 태도가 한 곳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들락날락하는 미숙함까지 보여주니... 김영하가 새끼작가에게 습작을 시켰나 하는 인상이 강하다.

다만, 이런 이야기를 쓰면서 쿠바의 디아스포라에 대해 쓰고자 한다면


1. 농장 구조도

2. 나타난 이민경로를 중심으로 현장 답사

3. 멕시코와 쿠바의 생활언어, 식생문화, 전통

4. 불명한 이민자 현황 조사

5. 남미를 둘러싼 국제 정세, 멕시코 쿠바 혁명사


이런 것에 대한 조사연구가 기본이 될 것인데, '검은 꽃'은 시간에 쫓겼는지 스토리라인도 완성하지 못하고 급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사실, 멕시코이민사공부를 좀 했는데, 이게 만만치 않다. 경과야 어떻든, 값싼 노동력을 원했던 멕시코 농장주와 브로커, 일제 행정관료 등이 담합하여 국제 불법이민을 조작한 것인데, 여기에 희생된 조선인 이민자수가 300이 넘는다. 배를 타고 가다가 배안에서 죽은 사상자도 서너 명 될 정도로 고된 여로였다.

우리가 용설란이라고 부르는 '에네켄' 농장에 팔려간(게약 기간이 4년으로, 일제에게 착취당하는 것보다 나았을지 모르지만, 급료나 주거는 노예와 같았다.) 조선인들은 보통 가족단위의 이민이었다. 너무나도 비극적인 것은 노예나 다름없는 계약기간이 끝난 후 조국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그들은 더 이상 조국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조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나라가 없는 백성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이들의 일부가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으로 넘어가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들이 쿠바 이민 1세대다.


각설하고...

이 책은 타산지석의 교범으로 활용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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