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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시사평론

by 별사탕


이책도 잘 썼다.


특히 이 저자는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지기까지… 결국 정치사상사 연구자라, 중국시에 해박할 수 있구나 싶고, 그외 각종 독립영화 그림, 소설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


삶을 산다는 것에 저마다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겠으나, 내가 가진 가치와 정확히 일맥 상통하는 말을 하는 사람은 산 사람 중에 처음이라… ㅎㅎ


이 사람이 하는 허무의 핵은 도가의 무위에 있다. 여기서 ‘위’라는 말이 일체의 어떠한 '작위'를 말한다면, 이 작자가 말하는 무목적의 삶이란 별다른 게 아니라 무작위의 삶이다. 마음의 중심을 잃지 말고 긴치 않은 사물에 뜻을 빼앗기지 않는 사람, 이게 ‘군자’ 개념과 같다. 그래서 사물을 좋아하고 받아들이되 매몰(목적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니힐과 아나키의 사고 근간이, 부정 위에 창조하고 그것을 하나의 지표로 믿고 지금을 실천하자는 과격한 생각들인데, 파괴 전에 허무가 있고 파괴는 늘 현실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허무는 대단히 온건한 생각의 일종이면서 다른 것들보다 근본적이다.


내 보기에 이 책은, 다 쓸 데 없는 허상에 자기를 바치며 사는 사람들, 혹은 자신에 대한 반성적 글이다.


잘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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