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이 Jan 02. 2024

치앙마이 한달살기에 가장 좋은 숙소 추천 동네

결국 모든 건 취향의 문제

우리 부부는 치앙마이에서 두 달째 살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두 달의 시간 동안 우리는 숙소만 무려 4번을 옮겼다. 모두 치앙마이 시내 안에 위치했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이었고 살면서 느낀 특징도 무척이나 달랐다. 우리의 이사에 더해 한 달 살기를 오셨던 부모님의 숙소 이동까지 생각하면 정말 많은 숙소들을 다녀봤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그런 우리가 느낀 치앙마이 한 달 살기에 가장 좋은 지역은 어디일까.



치앙마이 곳곳을 다녀보며 느낀 건 여행 스타일에 따라 좋아할 동네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 부부는 하염없이 걷다가 좋아보이는 가게, 식당, 카페를 발견하면 쏙 들어가 여행하는 편이다. 일상에서는 계획적인 삶을 추구하지만 여행만 오면 무계획적으로 한량처럼 사는 걸 선호하는 편. 그래서 우리는 걷기도 좋고 조금만 걸어도 다양한 상점들이 나오는 지역이 최적이었다. 물론 이러한 성향을 알고 있었으나 치앙마이는 작은 도시이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4년 전 혼자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다녀온 기억으로 돌아온 치앙마이는 많은 것들이 달랐는데. 무엇보다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그만큼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관광객이 다니는 지역의 물가도 상승했다. 언뜻 보면 여행하기에 더욱 편리해지지 않았을까 싶지만, 꼭 바뀌어야 할 것이 바뀌지 않아 오히려 불편감이 더 커진 느낌이다.



문제는 인프라


4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바로 '도로'다. 도로는 쉽게 바뀌기 어려운 인프라지만 치앙마이에 한 번이라도 와본 사람들은 도로 교통의 불편함에 대해 다 알 정도로 치앙마이의 도로는 다소 열악하다. 인도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건 둘째치고, 이동 시 어떤 교통수단을 선택해도 빙글빙글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관광객이 늘어나서 택시도 늘어났지만 도로 교통의 문제는 여전하기에 오히려 교통 접근성이 더욱 중요해진 느낌이랄까. 마야몰 앞에는 일정 시간이 되면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인 것 같다. 도로 외에도 상하수도와 같은 인프라의 문제는 많지만, 한 달 살기에 적합한 지역을 고르는 것과는 다소 동떨어진 부분이니까 :)



결과적으로 치앙마이에서 숙소는 무척이나 중요해졌다. 원래도 중요했지만 더더욱 중요해진 만큼, 개인의 여행 스타일과 비교해서 신중하게 고르시면 좋겠다. 우리는 숙소에 따라 치앙마이에 대한 인상과 여행의 재미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맞는 행복한 여행을 하셨으면 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치앙마이 지역별 특징과 느낀점에 대해 적어볼게요. 다소 주관적일 수 있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치앙마이 지역별 특징과 느낀점>


각 지역의 제목 색깔과 동일하게 펜으로 표시해보았습니다. 크기는 정확하지 않으니 참고만 부탁드릴게요 :)


1. 님만해민

 치앙마이 시내에 위치한 유명 쇼핑몰인 마야몰 주변을 둘러싼 지역.


주관적인 장점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쇼핑할 수 있는 마야몰이 도보권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님만해민. 사실 치앙마이는 바다가 보이는 휴양지가 아닌 푸릇푸릇한 숲속의 소도시 느낌이라서, 생각보다 할 것들이 많지 않은데.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보다는 걷고 싶은 분들에게 한낮의 무더위를 잠시 피할 수 있는 마야몰. 생각보다 크지 않은 쇼핑몰이라 번잡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좋다.  

마야몰 외에도 맛집으로 유명한 음식점, 각종 바리스타상을 타고 원두를 직접 볶고 판매하는 맛좋은 카페, 분위기 좋은 재즈펍을 비롯해 다양한 취향의 편집숍까지 많은 편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각종 축제와 파티도 자주 열리기 때문에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놀기 좋은 님만해민이다.



주관적인 단점

마야몰 사거리 신호가 굉장히 느리게 바뀌고 도로가 좁아 교통 체증과 매연이 심하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하기 좋은 대부분의 콘도가 마야몰 주변에 위치해있고, 음식점과 카페가 많은 블럭으로 넘어가려면 길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마야몰 주변을 제외하고는 횡단보도나 신호등도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물론 횡단보도가 없기 때문에 무단횡단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도 애매하지만 어쨌든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

쇼핑몰과 먹거리, 볼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외국인들 입장에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장소지만, 또 그렇기에 외국인에게 맞춰 물가가 많이 비싼 지역. 님만해민에서 지내다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유럽인지 모르겠을 정도로 현지인보다는 외국인을 자주 볼 수 있고 물가 또한 그렇다. 하지만 이곳 물가 대비 비싼 편이고 아주 비싼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니 정말 주관적인 단점.




2. 산티탐

 지도상에서 올드타운 위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실제 지명은 창모이지만, 중앙 도로의 이름이 산티탐이고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산티탐 지역이라 부르는 곳.


주관적인 장점

현지인들이 머무르는 곳으로 물가가 굉장히 싸다. 식당도 카페도 관광객이 많은 지역보다 훨씬 저렴하고, 세븐일레븐이나 마트에도 현지인들이 먹는 것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어 식비를 절약하기에 매우 좋다(신기하게도 브랜드 마트나 세븐일레븐이 지역마다 진열된 것들이 다른 것을 많이 보았다).

산티탐에서는 맛있는 현지 음식과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님만해민 등 관광객이 많은 지역에서는 태국 식당에 가도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변형된 맛들이 많다. 태국 현지식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인데, 산티탐에서는 다양한 현지식을 취향에 맞게 먹을 수 있고 심지어 맛있다(태국식이 입맛에 잘 맞다는 가정 하). 또한 치앙마이에서 인기있다는 카페에 가면 한국처럼 신맛의 커피들이 많은데, 현지 원두들은 다 구수한 편이라 우리의 입맛에는 구수한 치앙마이 커피가 진짜 최고라서 :)



주관적인 단점

현지인들이 많이 사는 만큼 교통수단도 오토바이가 굉장히 많이 보인다. 사실 오토바이는 어느 지역에서나 자주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산티탐 지역은 유독 정도가 심한 편. 그래서 길을 걷거나 골목을 돌 때는 오토바이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먹거리가 저렴하지만 주로 태국식이 대부분이라서 태국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분들이라면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볼거리나 놀거리도 부족해서 단기 여행객이라면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고, 장기 여행객이라도 하루 놀러가려면 택시를 필수적으로 타야한다. 돌아다니면서 볼거리를 많이 즐기고 싶다면 산티탐은 일주일 이상 머무르기에 답답할 수도 있다.




3. 센트럴 페스티벌

 센트럴 페스티벌이라는 거대 쇼핑몰의 주변 지역.


주관적인 장점

한 달 살기를 할 콘도들이 다 센트럴 페스티벌과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센트럴 페스티벌은 우리나라의 스타필드처럼 엄청 큰 쇼핑몰이기 때문에 시간을 보내기 아주 좋고, 센트럴 페스티벌의 앞마당(?)에서 축제나 야시장도 자주 열리기 때문에 심심하지 않은 곳이다. 지하에 탑스 마트라는 마트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거주에 필요한 조건들이 대부분 충족되어 있다.

또한 근처에 있는 대부분의 콘도들이 시설이 좋고 헬스장과 수영장을 기본적으로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콘도 안에서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적합하다.

큰 도로를 끼고 있어서 골프를 치러 가거나 차량을 렌트해서 돌아다니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특히 골프장, 외곽의 소도시에 놀러갈 때 좋다.



주관적인 단점

지역 자체가 올드타운이나 님만해민 등의 먹거리나 볼거리가 많은 곳과 동떨어져 있다보니 접근성이 아쉽다. 그렇다보니 출퇴근 시간대나 주말에 센트럴 지역에서 님만해민/올드타운 쪽으로 가려면 최소 100바트 이상을 줘야 한다. 밥값이 저렴하면 50바트, 비싸도 200바트면 대부분의 음식을 먹는다는 걸 생각했을 때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센트럴 페스티벌은 쇼핑을 할만한 브랜드나 상점은 다양하고 좋지만 먹거리가 조금 부실한 쇼핑몰이다. 지하와 4층의 푸드코트, 그리고 일반 레스토랑까지 개수는 많지만 맛있는 음식점을 우리는 찾지 못했다.




4. 쩻욧

 마야몰 위쪽에 위치한 지역.


주관적인 장점

현지인들이 사는 곳으로 산티탐과 비슷하게 물가가 저렴하다. 현지인들만 가득한 99바트 뷔페도 있었고, 5-60바트면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

각종 대학교 및 학교들이 위치한 곳으로 어린 아이들이 하교하고 축구하는 모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길거리 행상들을 볼 수 있다. 좀 걸어나가면 치앙마이 대학교 근처에서 값싸고 맛있는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주관적인 단점

산티탐은 맨션, 아파트먼트 등 다세대가 거주하는 현지인 건물이 많았다면 쩻욧은 단층이거나 2-3층의 낮은 주택이 많은 편이다. 그만큼 거주하는 인원수 자체가 적은 탓인지 빅씨/로투스 같은 마트도, 음식점과 카페도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부족하다. 우리같은 여행객들에게는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었다.

쩻욧 중에서도 다소 먼거리에 위치했던 우리의 숙소는 맥심, 인드라이브 같은 저렴한 택시 어플로는 기사가 잘 오지 않았다. 그랩은 언제든 와주어서 고마웠지만 교통량이나 시간대에 따라 굉장히 비싼 가격으로 움직여야 해서, 센트럴 페스티벌 지역에 거주할 때와 큰 차이가 없는 느낌이었다.




5. 올드타운(번외)

 올드타운에는 치앙마이 한 달 살기에 적합한 콘도는 없지만 호텔도 괜찮다면 호텔 살이를 할 수가 있다.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어 번외로 적어본다.


주관적인 장점

각종 볼거리, 먹거리가 정-말 많고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 직원이 영어를 잘한다. 단기간으로 놀고 먹고 축제를 즐기기에는 최적의 위치.



주관적인 단점

걸어다니며 볼거리는 많지만 모두 뙤약볕에 걸어야 한다. 사원이 대부분인 지역이라 담들이 있고 지붕이 없는 길이 대부분이다. 길의 상태도 좋지 않고 주차된 차량도 많아서 오래 걷기에는 조금 피로한 지역이다.

한 달 살기를 한다는 관점에서는 마트 접근성도 꽤 중요한데, 올드타운 내에는 마트가 없다. 세븐 일레븐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면 괜찮을 수 있지만 우리 부부에게는 어려울 것 같았다.








브런치에서는 나의 생각과 감정을 위주로 적고자 생각하고 글을 써왔지만, 이렇게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살아본 경험이 그저 경험으로만 흩어지는 게 조금은 아쉬웠다. 브런치북이라는 묶음으로 글을 발행할 수 있는 만큼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적어보는 오늘의 글.



나를 알고 치앙마이를 알면 백전백승이 되겠지만, 외국인 이상 완벽하게 알 수 없으니까요. 조금이나마 도움 되시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 브런치북은 신랑과 함께 하는 치앙마이 살이를 담고 있습니다. 발행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전 07화 게으름과 느긋함 그 사이의 어딘가에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