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by 최굴굴

잠 못 이루는 밤이 지속되었다.

모든 통증은 거짓말처럼 밤에 심해진다.

처음에는 발목 위로 트럭이 부아악 지나가는 통증이었는데, 그러다가 중간중간 갑자기 발의 감각이 멍청해지기도 했다.

그러면 일어나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발이 잘 붙어있나 확인했다.

어떤 날엔 상처에 소금과 후추를 찹찹 뿌리듯 화끈거리는 날도 있었다.

이럴 땐 얼음찜질을 해줬는데, 약해질 대로 약해진 다리에 얼음찜팩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 오래 할 수가 없었다.

발목이 부러질 거 같았다.

아 내 발목 이미 부러졌지?

하루를 잘 버티고 밤에 불을 끄고 누우면 온 신경이 발목에 집중되어 잠이 확 달아나버려 괴롭곤 했다.


그러다 살풋 잠이 든 어느 밤...

나는 두 다리로 걷고 있었다.

‘의사가 절대 디디면 안 된댔는데...’하는 걱정에도 계속 길을 걸었다.

길은 익숙했다. 길 끝에 있는 큰 빌딩으로 들어갔다. 몇 층을 가야 하는지 몰랐지만, 꼭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고, 다다닥 뛰어서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순간!

악!

엘리베이터 문에 발목이 딱 끼었고, 동시에 어마어마한 발목의 통증과 함께 꿈에서 깼다.

식은땀이 줄줄 흐를 만큼 아팠다.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 하지만 다리는 잠들기 직전 그대로 놓여있었다.

그 뒤로도 엘리베이터에 발목이 끼는 꿈을 수시로 꿨다. 그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깼는데, 수술한 지 4주에 접어들자 다행히 그 횟수가 많이 줄었다.

학교에 지각했는데 아무리 달려도 빨리 뛰어지지 않는 꿈, 시험 날인데 공부를 하나도 안 한 꿈, 시댁에서 명절날 손님 치르는 꿈 이후로 또 하나의 악몽리스트가 추가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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