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걸

by 최굴굴

나는 마마걸이다.

결혼을 해서도 엄마 집 옆동에 살고 있는, 마마걸 중에서도 '상'마마걸이다. 돈을 벌어도, 자신의 가정을 이루었어도, 나처럼 정신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마마걸들은 평생 아이처럼 살아간다. 엄마 없인 아무것도 못한다.

퇴근길에 남편을 달고 엄마네 들러 밥을 먹고 집에 왔고, 회사에 지각할 것 같은 날엔 아침 댓바람부터 라이딩을 부탁했다. 출산 후엔 덜컥 아이를 맡겼다. 엄마는 그러면서도 집안일이 서툰 나를 위해 내가 출근한 사이 우리 집 우렁각시 역할까지 해주셨더랬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 이거 보통 힘든 일이 아닌 거다. 없는 요리실력에도 밥때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에너지가 넘치는 아들은 끝없이 놀아달라 보채고, 놀아주는 틈틈이 눈치를 살펴 공부도 시켜야 한다. 그렇게 아이와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체력도, 나를 위한 시간도 남이 않았다.

이렇다 보니 아이의 독립은 엄마 본인에게도 중요한 과제이거늘, 우리 엄마는 지독한 마마걸 딸을 27년 만에 시집을 보내놓고도 아직까지 완전한 '해방'을 못했다.

심지어 발목골절수술 이후 옆동도 힘들다며 아예 엄마네로 들어가 더부살이를 한지 벌써 두 달을 채워간다.


요즘 엄마는 뼈 잘 붙으라며 딸 세끼(딸새끼가 아니다.) 밥을 다 해주시랴, 손주 챙겨주시랴, 사위걱정하시랴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 그리고 나는 마마걸이자 불효녀 만렙을 찍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이렇게 좋은 엄만데 내가 마마걸이 안 될 수가 있었겠냐고!

엄마, 나 엄마가 너무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어디 가면 안돼, 알았지? 엄마 옆에 평생 딱 붙어있을 거야. 그렇게 아세요. 사랑해.


아휴 징글징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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