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골절 수술 다 달을 기념하여 그동안 발목 통증이 어느 정도였는지 시간순으로 기록해두려고 한다.
드디거 가장 골절일기 답지만 가장 재미없는 화가 되겠다. 물론 평소 고통을 즐기는 취미를 가진 분이라면 하나하나 곱씹어보며 간접체험을 하실 수 있을 것이다.
1. 발목골절의 순간
실은 당시 놀란 마음에 제대로 아픔을 느낄 수가 없었다. 골절 직후 발목이 오히려 멍청한 느낌이었는데 움직이면 미친 듯이 아플 거라는 직감에 아예 움직여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통증기록이 정확하지 않다. 119에 실려가며 구급대원이 묻는 얼마나 아프냐는 질문에 '진통제를 먹으면 좋을 것 같은 정도'라고 대답했던 것이 기억날 뿐이다.
2. 수술 중
전신마취하에 수술을 했기 때문에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어찌 보면 가장 천국 같은 시간이었겠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므로 아무 의미가 없다.
3. 수술 직후 48시간
마약성 진통제인 무통주사를 달아도 끙끙 앓을 정도로 아프다. 경구용 진통제, 추가 진통주사까지 총 동원하였으나 아주 잠시 뿐이고, 이내 다시 고개를 드는 무서운 통증에 벌벌 떨었다. 주치의는 이틀만 버티면 다들 웃으며 퇴원한다고 나를 다독였는데, 다 헛소리였다.
4. 수술 후 2주
이때부터는 무통주사를 떼고 경구용 진통제로만 통증을 조절한다. 그렇다고 절대 덜 아픈 것이 아니다. 밤만 되면 발목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수면유도제가 들어간 진통제를 추가 복용해야 했다. 그러고도 심한 악몽에 시달리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깁스가 통증을 심하게 하는 것 같다. 수술한 발은 염증반응으로 열이 나며 부어오르기 마련인데 뚱뚱한 석고 때문에 그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고 발이 조여들기 때문이다. 결국 깁스 통증을 버티지 못하고 4일 만에 깨버렸다.
5. 수술 후 4주
가만히 누워있어도 발목을 덮치던 왁왁거리는 통증은 조금 덜해지는 것 같지만, 발을 아래로 내리면 생기는 통증과 피쏠림은 여전히 매우 심하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꺼려질 정도. 늘 발은 심장보다 높이 거상해야 하고, 웬만하면 누워있었다. 다행히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진통제는 보통 이쯤 슬슬 중단할 수 있게 된다.
6. 수술 4주 후 ~깁스제거 전
드디어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견딜만하다. 이 시기는 '골절기의 꽃'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출근도 하게 되었고 기분상 점점 나아지는 느낌에 자신감이 붙는다. 다만 활동이 많았던 저녁에는 욱신거리는 통증이 다시 찾아온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므로 반드시 쉬어주고 무리하지 않는다.
7. 깁스제거 이후
깁스를 풀고 발목운동을 하게 됨과 동시에 다시 시작되는 통증에 좌절한다. 욱신거리고 붓고, 열감이 느껴지는 수술 2주 후 시점과 비슷한 정도다. 진통제가 아침저녁으로 필요한 날이 많고 아이스팩도 다시 꺼내게 된다. 도수치료 혹은 재활치료를 받고 온 날에는 더하다. 이제부터는 아파도 움직여야 하는 시기이므로 정신력이 필요하다.
*그 외 따라오는 잘잘한 통증
겨드랑이, 손목, 손바닥 통증: 목발후유증
요통: 와식생활 후유증
속 쓰림과 더부룩함: 진통제 부작용으로 따라오는 위염과 역슈성식도염 증상
우울감: 오랜 통증, 잃어버린 일상으로 인한 우울, 회복에 대한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