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1 호텔주변에서 놀기
(* 2023년, 육지 살 때 갔던 일본 오키나와 여행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눈뜨니 오션뷰 알라뷰 입니다. 오늘은 호텔에서 수영하며 휴양모드로 지내려고 해요. 어제 긴 이동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집콕. 아니, 호텔콕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밤 11시 넘어서 잤는데 암막커튼을 안 치고 잤더니 일찍 눈이 떠졌어요. 밖을 보자마자 눈이 확 뜨이더라구요.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작은 주방이랑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에 창문이 있어서 자연채광이 되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아파트 사는 한국인은 별개 다 좋아보입니다.
오션뷰로 힐링되는 아침이네요.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정말 예술이었습니다. 오키나와는 바람도 많이 불고 하얀 구름도 시시각각 변하는데요. 하늘을 볼때마다 구름모양이 다른 걸 발견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습니다. 저희집에는 꼬맹이 때부터 조식먹으러 호텔 오시는 분이 계시거든요. 조식 소리에 벌떡 일어나더라고요. 저희는 조식먹으러 내려갑니다.
어제 늦게 도착해서 체크인 하느라 로비를 자세히 못봤는데요. 호텔 로비예요. 넓고 깔끔하게 되어 있습니다. 야외수영장 옆으로 가면 뷔페가 있어요. 일본인 가족도 많이 보였어요. 우리가 제주가는 느낌이랄까. 그런 것 같아 보였네요. 또 한국인 가족들도 보였고 외국인들도 있더라고요.
일본 호텔 조식은 어떤지 궁금했는데, 한국과 비슷한듯 다른듯 신기했습니다. 사시미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없었네요. 그래도 생선구이는 있더라고요. 두부요리도 많았는데요. 맛이 다 익숙했어요. 간이 한국보다는 덜 쎄다고 해야할까요. 조금 싱겁게 먹는 저희 입맛에는 잘 맞았어요. 특히 저희집은 미소된장국을 즐겨 먹는 편인데 일본은 취향껏 토핑을 올려서 된장국을 만들어 먹더라고요. 남편은 한국 가면 아침에 미소된장 한스푼 떠서 뜨거운 물에 풀어서 먹고 출근하면 되겠다는데 과연 그는 아침잠을 포기하고 아침밥을 선택할 수 있을것인가. 신혼 때 자주 챙겨먹던 낫또를 오랜만에 먹으니 또 맛있더라고요. 아침에 낫또 하나만 먹어도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 한잔 먹기도 바쁜 현실아침이죠.
오믈렛은 주문하면 쉐프님이 바로 만들어주시는데요. 줄이 길었지만 저도 주문해보았습니다. 역시 맛있었어요. 아보카도 스무디도 직접 갈아서 컵에 담아주시는데 디저트로 먹기 딱 좋았습니다. 아이가 엄청 잘먹더라고요.
조식을 먹자마자 수영을 하겠다는 분을 편의점으로 꼬시기 성공했습니다. 호텔 안에는 따로 매점이나 마트가 없어요. 걸어서 5분정도 가면 패밀리마트가 있는데요. 아이는 군것질을 워낙 좋아하고 끊임없이 먹을걸 찾아서 간식 겸 점심을 사고 물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패밀리마트라니요. 중학교때 진짜 많이 드나들었던 편의점이었는데,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죠. 아이에게는 패밀리마트가 일본에서 갔던 편의점으로 기억되겠네요. 초코송이와 엠앤엠 키캣 스니커즈 등 익숙한 것들이 일본어로 되어있는 걸 보니 아는듯 모르는듯 아리송하네요. 물가는 우리나라랑 비슷하거나 저렴했어요.
편의점 다녀오니 풀장에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었는데요. 저희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내려갔습니다.
물만 봐도 신나하는 아들 준비운동 시키는 코리안아재. 수심은 1.3미터 정도 되는 듯 해요. 아이는 구명조끼보다 부피가 작은 넥베스트를 가져갔는데 물놀이하기 좋았어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한 이상, 짐을 줄이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기에 넥베스트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수영모 착용을 안해도 된다는 글을 보고 수영모는 따로 안 챙겼어요. 안전요원이 있었지만 그렇게 엄격하지 않았어요. 썬베드도 따로 이용 요금을 받거나 미리 자리를 맡아놓거나 하지 않아서 더 좋았어요. 게다가 미온수라서 오래놀기 완전 좋았습니다. 항공이랑 숙소는 제가 예약을 했는데 신랑한테 쌍엄지 받았습니다.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요. 미온수라서 추울거 걱정 안해도 되고 아이가 또 잘 놀아서 너무 만족이라는군요. 정말 편히 묵다 가는 곳이라며 또오자 또오자 소리를 계속 하더라고요. 또 오기로 했습니다.
열심히 물놀이를 하는데 갑자기 흐려지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쯤에서 물놀이는 마무리를 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사온 도시락과 라면을 먹었어요. 전자레인지는 로비에 있었고 얼음은 방에 있는 집개와 얼음통을 가지고 4층에 가면 퍼올 수 있어요.
너무 꿀맛같은 휴식시간입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아직도 밝아서 테라스에 나가서 햇빛샤워하면서 책을 읽었는데요. 그동안 올 상반기 힘들었던 것들 모두 잊히는 순간이었습니다.
낮잠을 엄청 자고 일어나셔서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남편. 어제부터 식당을 열심히 찾아봤나봐요. 호텔에서 걸어서 약 15분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식당이라고해요. 리코리코.
밖에서 먹고 싶었지만 습하기도 하고 더워서 안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식당인데,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더라고요.
한국 손님들도 많이 오는지 한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가운 모국어.
저희는 오리온 드리프트를 하나 시켜서 맛만 보기로 했고 쉬림프요리, 샐러드, 파스타 이렇게 시키고 나중에 망고파르페 하나 주문했는데요. 이렇게 해서 총 5,280엔 나왔습니다.
배고픈 아이. 엄빠는 맥주시키고 자기는 음료수 안시켜준다고 삐졌다네요. 다먹고 파르페 시켜준다고 협상했습니다. 맛있었어요! 저는 특히 맥주랑 이 쉬림프가 맛있더라고요. 파스타는 맵지않아서 아이가 많이 먹었고 샐러드 속에 있는 사시미가 아주 맛있었습니다. 너무 배불러서 망고 파르페는 한입만 먹었는데 달달하니 맛있더라고요. 달달한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할 것 같아요.
호텔로 돌아오니 어둑어둑 해졌더라고요. 호텔 바로 옆에 하나사키 마르케 쇼핑몰 산책을 했는데요. 오니기리 파는 식당도 있고 공차도 있고 밑에는 스타벅스도 있더라고요. 오키나와 와서 커피를 끊은 저....안먹어도 살겠더라고요.
어제 못한 대욕탕에 다녀왔는데요. 역시 최고였습니다. 목욕하고 와서 가족 모두 꿀잠을 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