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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Oct 18. 2024

감정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감정이라는 세계>, 레온 빈트샤이트

(*2023년 8월에 쓴 글입니다.)


얼마 전 아이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아이만 보내면 참 좋으련만, 엄마동반모임이었습니다. 아이엄마모임에만 다녀오면 기운이 다 빠지고 신경이 곤두섰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가기 전부터 긴장되고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참석했고 저녁 시간까지 잘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넉다운이 되어버렸습니다. 잠이라도 푹 자면 좋았을 텐데 오히려 각성이 되어 밤을 새웠습니다. 그날밤은 날이 밝도록 꼬리에 꼬리가 무는 생각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그러다 결국 감정에 휩사여 허우적거리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모임에 가기 전부터 나를 압도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어떤 걸까. 누가 감정에 대해서 가르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작정 검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질투와 부러움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묻는 글을 보았고 선뜻 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감정을 예민하게 느끼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는 않구나.'라고 생각이 들었고 감정에 대해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지식의 보고는 단연코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감정과 관련된 도서를 찾았고 이런 나의 궁금증을 풀어가며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감정이라는 세계>이라는 책입니다.


심리학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10가지 감정에 대해 풀어나가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10가지 감정은 두려움, 사랑, 지루함, 분노, 배고픔, 자기 자비, 애도, 인내심, 열정, 만족감입니다. 이 중에서 제가 가장 주목했던 감정은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날 밤을 새우고 동틀 무렵 마주한 것은 두려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두려움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두려움을 곧바로 알아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지가 늘 분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고 합니다. 또한 오래된 생존 메커니즘인 두려움은 인간 존재의 일부이며 우리는 여러가지 형태로 두려움이란 감정을 반복해서 경험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적으로 인식하고 물리치려고 하기보다는 삶의 본질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두려움을 직면하는 방법에는 '마음 챙김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현재 일어나는 일을 평가하지 않고 의식을 집중해서 지켜보는 것을 말합니다. 가장 간단하 방법으로는 눈을 감는 것입니다.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정과의 거리가 생긴다고 합니다.


또 다른 두려움의 얼굴은 걱정입니다. 걱정에서 걱정으로 이어지는 나쁜 생각이 나쁜 생각을 낳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움은 자꾸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드는 감정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려움으로부터 도망가면 갈 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두려움을 직명할 때야 비로소 두려움의 진짜 얼굴이 드러나고 두려움의 감정은 가라앉게 됩니다.


그날 밤 저는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두려움을 두려워했던 것 같습니다. 두려움이 오래된 생존 메커니즘이고 삶의 본질이라는 사실이 저에게 두려움의 진짜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렇게 감정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니 마음이 그전보다는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감정에 휩싸여 상처를 주고받으며 망쳤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감정에 취약한 제가 앞으로 다가올 감정의 파고에 더 이상 휩싸이지 않고 당당히 고개를 들고 마주할 수 있으리라 다짐해 봅니다. 감정의 파고에 힘이드시는 분 계신가요. <감정이라는 세계>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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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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