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건네는 작은 쓰담 19. 미완을 사랑하기
실패라 부르기엔 아직 이르다.
나는 여전히 그려지는 중이니까.
가끔은 모든 게 엉켜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분명 잘하고 싶었는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하루가 이어질 때면
나는 그 선이 잘못 그어졌다고, 내 그림이 틀어졌다고 생각한다.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그 선들은 단지 서툴 뿐,
여전히 나를 향해 정직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삐뚤고 울퉁불퉁해도, 그건 나답게 그려지고 있는 과정이었다.
삶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스케치북 같다.
아직 그 위에 어떤 색이 더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지워진 자국도, 덧그은 선도 모두 한 장의 그림을 만들어간다.
우리는 종종 너무 일찍 ‘실패’라는 이름을 붙인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뿐인데,
조금 더디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를 탓한다.
인생의 문장은 한 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때로는 쉼표가 되고, 때로는 문장이 지워지고,
그러다 다시 써 내려가는 순간들이 모여 한 편의 이야기로 남는다.
원하는 걸 다 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 꿈이 사라진 건 아니다.
아직 그려지는 중일 뿐,
그 가능성의 색은 여전히 선명하다.
모든 완성은 결국 미완의 발자국 위에 서 있다.
오늘의 나는 실패한 내가 아니다.
서툴지만, 정성껏 만들어지고 있는 나다.
조금은 삐뚤고 느리더라도 괜찮다.
오늘의 서툼조차, 내일의 나를 향한 다정한 연습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