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다시 고르는 중입니다

작은 쓰담 2. 나를 잃지 않고 이어가기

by 차미레
나는 오래도록 관계 앞에서 내 마음을 접어두고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관계에도 취향이 있고,
그 취향을 지키는 일이 곧 나를 지키는 길이라는 걸.


문득 돌아보면,

참 오랫동안 누군가의 필요 안에서 살아왔던 것 같다.

내가 그들을 도와주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그 기대 속에 나를 끼워 맞추며

그 자리가 마치 내 자리인 것처럼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정작 내가 어떤 관계를 좋아하는지는

조용히 밀려나 있었다.

마음을 소모하며 맞추는 관계가 익숙해지고,

그러는 동안 나는 내가 원하는 연결을

단 한 번도 온전히 묻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지고 싶다.

관계에도 분명히 내 취향이 있고,

그 취향을 인정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걸

천천히 실감하고 있다.


이제는 억지로 나를 깎아 맞추기보다,

내가 편안해지는 사람들과

내가 좋아서 이어가는 관계를

조금 더 소중히 하고 싶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사람,

설명하지 않아도 ‘그럴 수도 있지’라고 여유를 내어주는 사람,

내 하루에 햇빛 한 줄기처럼 스며드는 사람들.

그런 관계가 결국 나를 살게 한다는 걸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내 마음을 과하게 내어놓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나 자신에게 허락해보고 싶다.

내가 선택한 관계에서

비로소 내 삶의 호흡이 고르게 돌아오는 걸

조용히 느끼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관계를 선택해도 된다.

그리고 나는 이제,

그 선택을 흔들림 없이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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